○…1972년 한은은 앞면에는 국보 24호인 석굴암 본존불을, 뒷면에는 불국사 전경을 소재로 한 1만원권을 발행키로 결정했다.<그림10> 이에 따라 시쇄품에 박정희 대통령의 서명을 받고 발행공고까지 마친 후 본격적인 유통채비를 하고 있었지만 공고 이후 종교계의 반발이 심하고 여론에서도 특정 종교를 두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세종대왕상과 경복궁 근정전이 도안된 새로운 형태로 이듬해 발행됐다.
○…화폐에 사용되는 이순신, 이황, 이이, 세종대왕의 초상은 표준영정이다.<그림11> 표준영정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기준없이 제각각 그려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1973년 당시 문화공보부가 동상ㆍ영정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 표준 그림을 제작한 것으로 이순신은 월전 장우성, 이황은 현초 이유태, 이이는 일랑 이종상, 세종대왕은 운보 김기창 화백이 각각 그린 그림이 표준영정으로 채택됐다.
○…지난해 더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폐기처리된 지폐는 10억3000만장, 금액기준으로 5조9764억원에 달했다. 폐기된 지폐의 무게는 1172톤으로 이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경부고속도로를 188회 왕복할 수 있고 쌓아두면 에베레스트 산의 12배 높이에 달한다.
폐기되는 지폐는 장당 수천조각으로 나뉘고 700~800g 무게의 소시지나 케익 형태로 사출돼 재활용 업체를 통해 전산실 바닥재나 자동차의 충격완화장치 등에 재활용된다.
현대 화폐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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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한일 합병을 단행한 일본은 이듬해 3월 구 한국은행을 조선은행으로 개편했다. 조선은행은 이후 40년 가까이 중앙은행 역할을 수행하며 태평양전쟁 중 만주와 중국 본토에서도 통용되는 은행권을 남발해 일본의 전쟁비용 조달 지원책을 담당했다.
1950년 6월12일 설립된 한국은행은 6ㆍ25전쟁 중 최초의 한국은행권을 발행했고 전후에는 통화개혁을 단행, 화폐단위를 100분의 1로 평가절하한 ‘환’ 표시 화폐를 발행했다. 또 5ㆍ16 군사정변 이후에는 정부의 경제개발계획 일환으로 화폐단위를 10분의 1로 평가 절하한 한글 ‘원’ 표시 화폐를 발행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권= 조선은행권은 1914년 100원권을 시작으로 해방전까지 총 18종이 발행됐다. 100원권 도안은 재복을 상징하는 신인 대흑천(大黑天)을 사용했고 10,5,1원권에는 긴 수염에 관을 쓴 노인이 사용됐는데 이 노인에 대해서는 조선말기 문장가인 운양 김윤식의 초상이라는 설과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남극성의 화신인 수(壽)노인이라는 설로 양분돼 있다.<그림1> 해방 뒤 미 군정에 의해 발행된 조선은행권은 총 13종으로 대부분의 권종에는 긴 수염에 관을 쓴 노인상이 사용됐고 1949년 발행된 10,5원권에는 독립문이 새로운 도안으로 채택됐다.<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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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국은행권=1950년 6월 한국은행법에 의해 설립된 한국은행은 설립당시 통용되던 조선은행권과 일본정부의 소액 보조화폐를 승계했고 6ㆍ25전쟁중인 1950년 최초의 한국은행권인 1000원(圓)권과 100원권을 발행했다.<그림3> 전쟁중 북한군이 조선은행권을 불법 발행함에 따라 1953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조선은행권을 한국은행권과 1대1로 교환, 조선은행권의 유통을 정지시켰다.
1953년 2월15일 정부는 한국전쟁 여파로 인한 경제 혼란을 타개하기 위해 화폐단위를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는 긴급통화조치를 단행했고 1953년 지폐 형식인 1000,100,10,5,1환권이 발행됐다.<그림4> ▶경제개발계획 이후 화폐개혁=1962년부터 추진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화폐단위는 또다시 ‘환’에서 ‘원’으로 변경(10환=1원)됐다. 한은은 500,100,50,10,5,1원권 등 6종의 새로운 은행권을 발행했고<그림5> 1966년에는 10,5,1원 주화가 새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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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는 현행 액면체계가 확립된 시기로 한은은 1970년 100원화, 1972년 50원화를 발행, 은행권을 주화로 대체했고 국내 경제의 급속 성장에 따른 고액권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1972년 5000원권, 1973년 1만원권을 발행했으며 1975년 1000원권을 발행했다.<그림6> 이후 한은은 1982년 500원권을 주화로 대체하고 1983년 주화 종류별로 불일치되던 앞뒷면의 액면표시 등을 조정, 현용 화폐 체계를 완성했다. 특히 그해 6월 이후 발행된 화폐에는 부분노출 은선, 광간섭무늬, 미세문자, 시변각잉크 등 위변조 방지요소가 강화됐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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