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

고향의 추석 - 김윤기.

아까돈보 2011. 9. 7. 19:41

 

 


고향의 추석

                                                        김윤기

이맘때 고향을 가만히 떠올리면 저 먼 신작로에 발걸음 자국마다 작은 흙먼지 일으키며 백옥같이 하얀 모시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양쪽 손에 무겁게 추석 차례상에 놓을 장을 봐 오시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엄마가 하얗게 씻어주신 흰 고무신은 흙먼지가 묻어 그 빛이 바래있었고 중절모 아래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지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산등성이 길에서 몇 번을 목을 빼다가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면 반가움에 한달음에 내달려 무거운 짐 든 아버지 힘든 생각은 않고 그냥 아버지의 짐꾸러미 속에 달콤한 왕사탕 몇 개는 들어 있을 거란 생각에 아버지의 팔에 매달려 돌아오던 여자아이는 다가올 추석을 기다리느라 행복한 마음에 해질 무렵 배가 고픈 줄도 몰랐습니다. 이제 고향에 가면 마당을 깨끗하게 비질해놓으시던 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이 그리워 먼 산마루 하염없이 올려다보면 그리운 내 아버지는 환한 웃음 머금고 우리를 마음으로 반겨주십니다. 해마다 추석 언저리가 되면 더 그리워지는 내 고향 내 어렸을 적 소중한 추억들이 능금처럼 주렁주렁 열려 있는 고향은 언제나 달려가고픈 마음의 산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반겨주는 넉넉하고 편안한 품입니다. 가을이 오고 추석이 다가오는 이맘때가 되면 고향이 몹시도 그립습니다. 행운가득 하소서

 


'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야 , 친구.  (0) 2011.10.08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면.  (0) 2011.09.17
When I dream(노래) / 삶의 잔잔한 행복.  (0) 2011.09.05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0) 2011.08.29
값진 아내.  (0) 2011.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