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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독립운동에 경의를 표함
-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츠지 |
"살아야 한다면 민중과 함께, 죽어야 한다면 민중을 위해"
일제 치하의 암울한 시대
조선의 독립투사들을 위해 법정에 선
일본인 변호사가 있다.
죽음도 불사한 조선의 청년들과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을 살리고자 했던 변호사
후세 다츠지(布施辰治)
그는 조국을 잃은 조선 민중에게
빛이 되어준 일본의 양심, ‘우리의 변호사’였다!
<역사스페셜> 3.1절 특집에서는
일본 제국주의의 야욕에 맞서
자신의 양심을 실천했던 후세 다츠지의 삶을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조명한다.
■ "조선 독립운동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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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청년독립단원 |
1919년 2월 8일 도쿄, 재일 조선인유학생 600여 명이 ‘조선청년독립단’의 이름으로 모여 독립투쟁의 의지를 천명한 ‘2.8독립선언’. 선언식이 끝나자마자 주동자 30여 명은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법정에 회부됐다. 1심의 변호사들마저 유죄를 인정한 채 빠르게 진행된 재판, 그러나 항소심에 나선 변호사 후세 다츠지는 조선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하며 그들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수임료 한 푼 받지 않고 독립투사들의 변론에 나섰던 후세 다츠지. 그는 어떻게 조선을 식민통치하고 있는 조국보다 조선 민중의 편에 설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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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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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에서 사회로> ▲ 후세 다츠지의 연설 모습 |
한.일 강제병합을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규정한 후세는 조선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비난하고, 천황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미 변호사로서 성공가도를 걷고 있었지만, 법정을 벗어나 사회의 약자와 더불어 조선인을 위해 투쟁할 것임을 표명했다.
“인간은 누구든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정한 자신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는 양심의 소리이다. 나는 그 소리에 따라 엄숙히 ‘자기 혁명’을 선언한다.”
- <법정에서 사회로> ‘자기 혁명 고백’ 중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1923년, 폐허로 변한 도쿄에는 일본 정부가 퍼트린 유언비어로 조선인 학살이 자행됐다. 조선인 6천 명이 무참히 살해당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일본 당국에 저항해 후세는 직접 학살 현장을 조사하러 다녔으며, 폭도로부터 조선인을 지키는 감시활동에 나섰다. 조선에 대한 그의 행동은 자신의 양심에 따른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였으며, 또 한편으로 국가의 절대 권력에 맞서는 일이었다. |
■ 민중과 함께, 민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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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주 궁삼면의 토지 |
1926년, 후세는 나주 궁삼면 토지 분쟁의 변호를 맡기 위해 조선을 찾았다. 농업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 편리한 교통의 조건까지 갖춘 욱곡, 지죽, 상곡면 일대의 토지를 동양척식주식회사가 강제 매수하자, 농민들이 토지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농민들의 결연한 의지에 동조한 후세는 동척의 불법적인 토지 매수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했다. 또한 후세가 총독부의 정무총감을 만나 일본의 식민지 농업 정책을 비판한 내용은 연일 신문에 보도됐다.
-일본에서의 투쟁과 수난 인도주의와 인권옹호를 실천하며 ‘자유법조단’을 조직, 투쟁적인 활동을 전개했던 후세 다츠지. 그러나 그는 일본 정부에 반하는 활동으로 구속과 투옥을 되풀이하며 결국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자국을 상대로 한 고독한 싸움에서도 민중과 함께, 민중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그의 투쟁과 그로 인한 수난의 삶을 조명한다. |
■ 후세의 끝나지 않은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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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우익단체 / 자유법조단의 평화수호운동 |
식민통치가 막을 내린지 60년도 더 지났지만, 일본에는 여전히 과거 군국주의의 향수에 젖은 극우파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의 약자를 위해 투쟁을 선언했던, 후세의 정신을 계승한 1900여 명의 자유법조단 변호사들은 역사 왜곡 반대와 평화헌법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4년, 후세 다츠지는 일본인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을 수여받았다. 전 생애를 걸고 일본의 폭압과 횡포에 맞서 싸우며 조선 민중을 위해 헌신한 ‘우리의 변호사’, 후세 다츠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의 희생적인 삶을 통해 한.일 양국의 진정한 화해를 이룩할 수 있는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