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김 신부님의 마지막 미사 - (진구/작).

아까돈보 2013. 9. 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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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떠날때가 있다.

또 누군가는 떠나도

남겨지는 전설이 있기 마련이다.

 

막 가을의 문턱에서서 머뭇거리는

9 월 첫날 일요일,

 

유난히 쪽빛으로 푸른 하늘이 맑은 날,

그러나 그동안 지나온 세월이 너무나 고달펐던지

그걸 몸짓으로 보여주려는듯 파도가 사납게 춤추던날,

 

후포항 삼율에 있는 성당에선

원로 사제로 은퇴하는 김 재문 신부님이

마지막 미사를 올리고 있었다.

 

제대 좌우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하고

 

그리고 풍선장식이 소박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모여든 신자들 모두 조금은 눈빛이 빛나 보였다.

 

몇년을 사목하셨던 본당신부님이

송별미사를 올리기 때문이기도 했고,

 

또 40여년을 사목일선에서 우리와 가까이 계시던

한분의 노 사제가

사목일선에서 물러나 원로사제가 된다기에

신자들의 마음은 조금 심란한것 같았다.

 

우리내외도 몇번을 망설이다가

정말 아무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강조 전화를 받았음에도

그저 주일미사나 같이 하고 싶어서

아침일찍 서둘러 후포로 달려온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마당에 계시던 신부님은

참으로 날 제대로 이해못한 사람이구먼 하고 혀를 찼다.

 

정말 아무도 외부사람 없이 조용히

그저 본당신자들과 마지막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고,

 

번잡하게 그리고 무슨 의미를 살린다면서

부산떠는게 정말 싫고

앞으로 은퇴하는 사제들이

제발 조용히 떠나는 본을 보여주기위해서도

아무도 오지 않았으면 하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왔는데 어쩌겠는가?

 

허허 웃으시면서 집사람보고 선보러간게 생각난다면서

부제품을 기다리는 기간에 내가 장가간다고 선보러간다니까

함께 가보자고 따라 나서셨던게 생각났던 모양이다.

 

그렇게 살아온 40 여년이

한순간, 눈 한번 잠깐 감았다 뜬것 같은데

벌써 원로 사제로 은퇴를 하시는 것이다.

나도 10 여년전에 은퇴하여 자유인으로 살고...

 

미사가 시작되고

조용하고 소박한

그러면서 그 어느때 보다 성스러워보이는

미사 전례가 시작되고 마쳤는데,

 

신부님이 워낙 편안한 얼굴로

예의 유모어를 섞어 청송 주왕산 뒷편

월외 공소로 옮겨가 살게 된다면서,

 

병아리나 사다 키울까 하는데

닭잡는건 할줄 몰라 안동 닭전에 와서 연수해야 한다면서

이제 다 내려놓고

 주왕산 구석구석 얘기를 다시 쓸까 싶다 하셨다.

 

미사 끝부분에 송별 이벤트라면서

할머니 한분이 꽃목걸이 걸어드리고

주일학교 여학생 하나가 편지를 읽어 드렸는데,

 

이제 공부 안해도 괜찮다고 하실 신부님이 없어서

엄마한데 어떻게 대들까 걱정이란 말에 우린 모두 웃었다.

 

그리고 신부님이 장만해 준 오르갠에 맞춰

몇안되는 여신자들로 구성된 성가대가 부르는

축가가 불려졌는데 축가라기보다 이별가에 가깝다.

 

그리고 미사끝머리에 역시 신부님 답게

의미있는 특별 행사를 하게 되었는데,

 

요사이 돼지값이 똥값이라면서 축협 간부 신자가 나서서

농촌 실상을 호소하고 돼지고기 한접시씩 싸 줄테니

맛있게 잡수시고 제발 국산 돼지고기 잡숴달라는 떼를 쓴다.

 

우리는 신부님 송별미사에 참석해서

이별을 잔잔히 의미 새기려다가

소난장에 돼지가 올라와 오히려 그것이 관심이다.

 

미사후에 왁짜하게 모여가서

신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국밥 부페에

모두들 부산하게 먹으면서 서로 인사들을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동안 봉직했던

안동 목성동, 상주 함창, 의성 신자들이 눈에 띈다.

 

조용히 떠나시는줄 알았는데

국밥 한술 뜨고 나서 바로

우리도 미처 떠나기전에

신부님 당신부터 떠나신다고 마당에 나선다.

 

할머니들은 신부님에 안겨 눈물 훔치고

남자 신자들은 멀건히 어설푼 웃음 웃는데

신부님만 환한 웃음으로 차에 오른다.

 

마지막 까지 길게  생각나는 건

이제 동무하려는지 왠걸 덩치큰 어울리지 않는

그래이하운드 버스 옆에 그려졌던 얼룩이 개 한마리가

비좁은 차에 구겨져 태워지는데,

 

그래서 그런가 ?

고물 소형차 차소리가 신부님 천식끼 있는 숨소리 같고

휘발유 냄새 짙게 풍기는 차가 내 뿜는 매연은

건강에 안좋다고 모두들 끊으라고 성화지만

고집스레 피워대는 신부님 담배 연기 꼬리 같아

괜히 마음이 아려온다.

 

이제까지 가족같은 우리 신부님이

오히려 가까이 자주 보고 지내는

늦깍기 친구가 될수 있을건가 ?

 

이제 정말 모두 내려놓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청송 월외에서

주왕산 지키미로 사시기를...

 

그저 주님 바라기로 세월 죽이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하늘은 왜그리 푸르고 

뭉게 구름은 왜그리 마음을 뭉클거리게 하는지... 

 

 

 

 

 

 

 

 

 

 

 

 

 

 

 

 

 

 

 

 

 

 

 

 

 

 

 

 

 

 

 

 

 

 

 

 

 

 

신부님에게 보내는 주일학생의 편지

 

 

 

 

 

 

 

 

 

 

 

 

 

 

 

 

 

 

 

 

 

 

 

 

 

 

 

 

 

 

 

 

 

 

 

 

 

 

 

 

 

 

 

 

 

 

 

 

 

 

 

 

 

 

김 재문 신부님 고별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