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
나는 가는 세월이 아쉬워
이렇게 낙강 호반을 서성이고 있다.
오늘은 매일 산책하던 호반 동편길을 버리고
안동루를 지나 와룡 산야를 가는 강 서편길을
호젖하게 혼자서 걷고 있다.
유별난 가을추위 탓인지
옷깃을 스치는 바람은 맵도록 차지만
보이는 풍광은 오히려 청정하다.
안동의 신 8 경으로 손꼽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안동댐소공원 발전소 들어가는 길에 있는 은행나뭇길은
오후 서너시만되면 모두
호반에 거꾸로 서서 물구나기 멱을 감고 있다.
노오란 반영의 그림은 언제나 마음을 가을바람으로 가득하게 한다.
여기를 돌아 동악골입새를 지나면
안동호반을 한눈에 보는 안동루 시원한 정자누마루에서
월영교다리가 보이고 달골가는길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나는 댐 정상에 있는 넓은 광장에 차를 세우고
휘적~ 휘적 정말 달골 가는길을 걸어간다.
약간을 가파르고 조금 꼬불거리는 길은
오가는 사람도 하나없고
가끔씩 드라이브나선 차나 오고갈까
한적하고 괴괴하다.
아니, 너무나 편안하고 보이는 호반이 맑고 푸르다.
끝이 나지 않을것 같은 용이 누었다는 와룡,
산야 외진길을 걸으며
길에서 길을 묻고 있다.
넌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가고 있냐고 ?
갓티 라고 적힌 외진 이정표엔
버스 오가는 시간이 적혀있다.
참, 좋은 세월이다.
이런곳까지 두서너명을 태운 버스가 오가다니. . .
처다 보이는 풍광은 만산홍엽 만추의 고운 모습이고
내려다 보이는 곳에는 시리도록 푸르고 맑게 하늘이 내려와 박힌
정말 혼자 걷는 길로는 절경이라해도 손색없다.
이런길 숱하게 놔두고
모두들 멀디 먼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오체투지하려는지 티벳 라싸로 떠난다지 ?
길에서 길을 묻기엔
강가 이 달골 ( 월곡 )가는 길이
정말 마춤한데. . .
시월의 마지막 날에
길에서 길을 묻고
한창 가을에 얹혀 흐르고 있는데
느닷없이 대구갔던 아내가
또다른 길에서 나를 기다린단다.
허어 참,
혼자 걷는 것 보단
둘이 또 더 좋을것이지. . .
둘보다 지난번 점심사러
묵은지 같은 친구들 여럿이서
달골을 서성인게 더 푸근하기도 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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