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상주, 삼백의 고장 - 허씨비단직물 - 처음처럼.

아까돈보 2018. 11. 20. 12:59

 

 

 

 

 

 

 

 

 

 

 

 

사노라면,

가끔씩 멍~ 때리고 하염없이 하늘을 보며 누워 딩굴거나

흐르는 강물을 멀건히 보며 물위에 이름 석자를 적기도 한다.

 

또 이렇게 갑자기 일정이 한가해져서

어딘가 휘리릭 나들이를 하면서

흰소리로 농나누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릴때도 있는 법이다.

 

오늘도 무언가 쫒기듯 불에 대인듯 나를 찾아대면서

느닷없이 상주를 한번 들려보자고 성화였다.

친구의 괴벽을 한두번 겪는게 아니라서

우리는 아뭇소리 하지않고 아, 나, 쓰죽 동지의

정관 세칙에 따라 가자하면 가고, 놀자 하면 노는

이유를 묻지 않고 휘적 떠났다.

거름지고 장에 가듯 두셋이 동행을 하고. . .

 

이왕가는 길이면 함창에 있는 나의 흔적도 자랑할겸

함창에 있는 상지 여자 중, 고등학교부터 들리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가 교직을 그만두고

이 학교를 설립하고 준비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안동에 있는 가톨릭 상지대학과 더불어 같은 학교재단을 설립하고

함창에 중, 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한 것이다.

 

토욜이라 휴무인데도 교장수녀님과 행정실장 수녀님이

친절하게 교내를 안내해 주었고

궁금한 부분에 상세히 대답해 주셨다.

학교를 돌아본 일행은 함창에 이런 말끔하게 정돈된

규모를 일정 갖춘 학교를 갖고 있음에 놀라는 표정이다.

학교를 돌아본 우리에게 이왕 함창에 왔으면

이곳 명물이고 특산인 명주를 생산하고 체험할수있는

< 허씨비단직물 >에 전화해 줄테니 한번 들려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안그래도 함창은 명주의 명산지이어서

명주 박물관을 들릴 예정이었으니 잘 되었다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환상의 선택이었다.

경북 최고 장인으로 선정된 허 호 장인이

허씨 비단직물이라는 잘 가꾸어진 마치 박물관 같은 곳을

하나하나 보여주고 설명해 주는데

요령있는 말솜씨는 마치 문화해설사 같이 아주 맞춤 설명이고

아주 의미있고 신념에 찬 장인으로서의 경험과 운영 원칙은

마치 철학하는 장인같아 우리 모두를 감동하게 하였다.

 

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면 쉬운 대신에 생명을 갈가먹는 독약같고

시장논리로 경영하면 돈은 급히 벌수있으나 망하기 쉽고

원칙을 벗어나 전통을 버리면 시절을 타긴하겠지만

금방 누대로 이어오는 명주의 명산을 망가지고 만다면서. . .

 

그러나 인력이 많이 드는 공정은 하나하나 개선하고 현대화 하면서

제품도 창의적으로 독창적인 새로운 상품도 만들어 내면서

남과 다른 값싼 저가 외국 짝퉁제품에 맞서 운영하는

신념에 가까운 장인의 원칙은

 이걸 듣는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경영의 귀재로 평가받는 우리 친구를 놀라게 하였다.

하도 놀란 얘기를 거듭 입에 올리기에

나는 그러다가 잠고대를 밤새도록 하겠다 빈정거렸다.

 

나도 이런 곳은 우리 영남 예술아카데미 학생들의 현장학습에

아주 좋은곳이란 생각이 들어 미리 부탁해 두었다.

 

예정했던 함창 명주박물관에 들렸으나

워낙 놀라면서 돌아본 < 허씨 비단직물 > 허 대표 장인에 반하지라

그냥 건성으로 주욱 돌아보고 말았다.

 

시내 골목길에 감추어지듯 숨어있는

맛집 에 들려 두부를 주제로한 명품 점심도 먹고 나오는데

인도의 보도부럭에 한줄기 명주실이 줄을 길게 늘어뜨리며 앞선다.

알아보니 하늘에서 내려온 명주실이라는 주제로

예술을 입힌 스토리텔링을 하여 그걸 쫒아가면

함창을 일람하며 볼거리를 다 돌아볼수 있다고 한다.

참 ,  시골이라 생각했었는데

안동보다 예술을 더잘 입히고 고급지게 다듬었다.

 

오늘 나들이는 < 허씨 비단직물 > 한곳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정말 잘 마음에 남아

 오래오래 간직될수 있을것 같다.

 

상주 함창이 좋으냐

문경 함창이 좋으냐 하고 뒷담화를 하였고

장인이 예술을 하는구나 감탄하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한다.

 

 

 

 

 

 

 

 

 

 

 

 

 

 

 

 

 

 

 

 

 

 

 

 

 

 

 

 

 

 

 

 

 

 

 

 

 

 

 

 

 

 

 

 

 

 

 

 

 

 

 

 

 

 

 

 

 

 

 

 

 

 

 

 

 

 

 

 

 

 

 

 

 

 

 

 

 

 

 

행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누리시는건 그대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