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포럼의 컴, 동아리
고타야 쓰죽 동지들이
봄나들이로 중국 황산을 유산하기로 했다.
마침 기회도 닿고, 상해 엑스포도 있길래
한번 큰 마음 먹어본 길인데
천하 명산이라는 황산은
쉽사리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4 월도 중순이 다 되었는데
어찌된 셈인지 겨울날씨같이 춥고 스잔한데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1800 고지엔
빙판이 지고 진눈깨비가 내려
산세는 커녕 몇걸음을 떼어놓기도 어려워
유산은 다 틀렸다.
그래도 고집을 피워
미끄러운 길을 몇개단 올라봤는데
온 산이 캄캄천지이고 구름속, 안개속이다.
다만 얘기 듣던데로
황산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직한
소나무 명품들이 줄비한데
구름에 가려 명송은 보이지 않고
예고편 몸매좋은 몇그루의 소나무 가
음전해 보이기도 하고, 미끈해 보이기도 하다.
내 마음을 표현한듯
솔잎에 맺힌 눈물방울과
시려 하이얗게된 가슴은
서리꽃으로, 때론 눈꽃으로 맺혀
그나마 마음을 그려준다.
에이 참,
이 산 보러 먼먼길 왔는데 나 참----
그러나 쉽게 내 줄 산세면
그렇게 명성이 자자하지 않았겠지?
사노라면 이리 간절히 원했던 일이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일이 어디 한두번이었던가?
그래 인생이 그런거지뭐!
되는것도 있고 안되는것도 있는게
인생이 아니던가?
돌아내려오면서
마음을 다독여 보지만
에이! 입에는 자꾸 매운 표현이 새어나온다.
나중에 기회가 있어
또다시 올수 있을진 몰라도
몹씨 아쉽고 안타깝다.
그러나 이렇게
미완의 그림 한장쯤 있어도 괜찮으리라!
돌아내려오는길에
그것도 산에 올랐다고 배가 고파
상주가 고향이라는 이곳 황산의
유일한 한국분이 토돼지가 맛이 있을거라면서
인심 좋은양 사업수완을 부린다.
또 산행뒤에
맺힌 종아리 풀라고 이어지는 발맛사지인 모양인데
우린 그저 그냥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아가씨의 < 뒤집어! >란 서툰 한국말에
그리고 오빠! 아들있어? 란 농 속에
약간은 피로해진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놓고 내린다.
저녁에 항주로 돌아와 찾아든 관광 식당엔
천의 얼굴을 순식간에 바꾸는 이벤트에다
식당 분위기가 기분을 참 잘 다스려 준다.
우리는 스스로 서로를 위로하듯
간빼이! 간빼이 하면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