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해를 찾아간 것은
붉게 불타는 황혼을,
찬란한 빛으로 빛나는 낙조를
그러니까, 일몰을 보러 간 것이다.
동해에 일출을 보러 가듯이
서해엔 일몰을 보러 가야지요.
쓰죽회 어느 늦은 봄나들이로
서해를 찾아간 뜻은
서로의 처지가 비슷한
황혼이 찬란하기 때문일것입니다.
깔깔거리는 소녀의 웃음에 고개를 돌렸더니
대구에서 멀리 나들이 온 아주머니들이었고,
요란한 몸짓에 눈길이가서 자세히 살?더니
얼굴 까만 외국인 일행들이 자기들끼리 장난에 정신없고
우리를 반기듯 동력 글라이딩을 타는 하늘의 사람은
우리에게 반가운 손짓을 힘차게 흔들며
요란한 엔진음을 섞어 반기고 있다.
그러나 역시 낙조가 붉게 물드는 바닷가 벤치엔
연인의 정다운 데이트가 제격인데
눈에 띄는 몇쌍이 없는건 아니지만
우리에겐 머언 세상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 일행 대표로
한쌍의 모델을 주인공삼아
정다운 포즈를 디카에 담았다.
역시 바다에 빠져들기 싫어
얼굴이 빠알갛게 용을 쓰는 일몰을 닮아
마주보는 두 얼굴이
바알갛게 황혼에 물들어 이쁘다.
우리는 굳이 서해바다에 ?아와
일몰에 물드는 붉은 두 얼굴에
옛 첫사랑 그대를 떠올리며
켄 맥주로 시름을 달래지만
더워진 가슴이 쉬~ 식지 않는다.
그래서 애꿋은 조개를 숯불에 올려놓고
눈물이 다 빠지도록 구어 보았지만
맛이 있을턱이 없지...
마음으로 쓰디쓴 입맛은 탓하지 않고
괜히 비싼 조개값만가지고 시비이다.
아서라 ! 다 맛은 없게 생겼고
그저 숯덩이 잔뜩 쌓인
그대 마음이나 다스리게나...
우리는 후회는 아니지만
써서 입맛이 없어진
조개구이만 시비를 하고 앉았다.
지금 무엇을 먹어도
옛 연인과 마주앉아 먹던
그때 그시절 맛이야 날턱없다.
그러거던 시원한 맥주로
더워진 가슴이나 식히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