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새로 시작하려는 삶과
이제 마지막을 남기고 끝내려는
삶의 갈림길이 있습니다.
오늘 가장 양기가 기승하는 단오절날
도립 안동의료원에선
아주 의미있고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원장 신 현수라는 한사람의 삶이
즈카리야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 태어나는 날이고,
그 이름을 주는 류 강하 신부님은
일생동안 이제 마지막 세례를 베풀고
삶을 정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설명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오랫동안 친구같이, 형제같이 정겹게 지내던
류 강하신부님과 신 현수 원장님이
서로 눈물을 글썽이며
한분은 세례를 주고 한분은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류 강하 신부님이 이젠 더이상 이세상에선
세례를 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신 현수 원장에게 마지막으로 세례를 주었다는 말입니다.
잘 아시다싶이 류 강하 신부님은 투병중이시고
더 이상의 성무집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며칠전 어느 신부님이
마지막 병자성사 ( 종부성사라고도 함 )를 주시고 나서,
두 분의 정 과 세의를 떠올리며
신 현수 원장에게
세례를 베풀길 권했기 때문에 시작된 일입니다.
한분은 이 세상 마지막 세례를
이왕이면 그동안 정답게 지냈던
친구인 신 현수 원장에게 베풀어 주는게 소원이었고,
제의를 받은 신 현수 원장도
아주 의미있고 또 언젠가는 받을 예정이었던 세례를
이왕이면 류 강하 신부님으로부터 받는건
더덮을 나위가 없이 좋은 일이고
의미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주변의 많은 신부님도 좋은 일이라고
권하고 찬성하여,
오늘 그 뜻깊고 의미있는
눈물겨운 세례식이 올려진 것입니다.
베푸신 신부님도 감격에 겨웠고
받는 신원장도 눈물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예정된 회의도 뒤로하고 축하해주려고 찾아온
이 상배 전 경북도지사 ( 안동시장 역임)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신부님에게 위로도 남기셨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나로서도 감동이 컷습니다.
40 여년전 신 원장과 약속했던 일이 이루어졌기 때문이고
년전부터 류 신부님에게 독촉과 강권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쁘고 뜻있는 새로 태어나 기쁜날,
우리는 마음껏 축하만 할수는 없었습니다.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가쁜 숨을 사시는 류 신부님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가슴으로부터 아린 마음을 담고
기뻐서 울고 아려서 울었습니다.
마침 류 강하 신부님이 이 세상 처음으로 세례를 베풀어 자식이된
민 홍기 교구청 국장이 증인 같이 함께하여
류 신부님의 처음 세례를 준, 민 국장과
마지막으로 세례를 준, 신 원장이 한자리에 앉아
서로를 축하하고 서로를 위로해 주는
아주 인상깊은 사연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대부를 선 대구의료원장님도
신원장님과 평생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인연의 깊이를 잴수가 없을 정도로
아주 가깝게 지내온 사이라는군요.
우리는 이렇게 만나고
또 이렇게 헤어지게 되겠지요
우리는 이렇게 정을 도탑게 하고
또 매정하게 정을 끊고
삶의 갈림길에 서게 되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서로 다시 만나게 될것이고요..
오늘은 기쁜날!
오늘은 눈물을 삼키며
의미를 가슴에 새기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