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
가서 돌아본 사람이나
그저 얘기만 들은적이 있는 사람이나
소록도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과 마음이 아려온다 한다.
몇번을 찾은 소록도를
나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올 여름 휴가지로 삼았다.
지금은 연락선을 타지 않고도
소록대교, 아주 시원하게 놓인
큰 다리를 건너면 손쉽게 건너가게 된다.
먼저 일반인 출입도 가능한 지역에 있는
성당을 방문하여 잠깐동안 기도하였다.
그리고 또다시 일반인이 제한적으로 출입하는
환우들의 성당에 가서 묵상하고 기도하였다.
요한 바오로 2 세 교황님이 방문하셨던 그 성당,
숫한 환우가 간절히 기도하였을 그 자리에 앉아
나는 한가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앉아
몇사람을 떠올려 기억하며
특별한 원의를 가진 기도를 바쳤다.
이어서 소록도 자료관과
슬픔이 짙게 켜켜히 묻어있는
갇혀 세번을 죽는다는 그 역사의 현장을
우리는 담담한 마음으로
강건너 불보듯 쉬엄쉬엄 돌아본다.
나는 잠시 얼어붙듯 가던 발을 멈추고
철창사이로 보이는 우물을 아린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이 우물에 피를 씻고 울었을 어느 손마디 떨어져 나간
한센병 환우의 슬픈 얼굴에 담긴 눈물은
성당 정면에 걸려있는 예수님의 눈물과 엇갈려 겹쳐 보이는건
지나친 나의 감상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를 찾는 누구나
벽면에 걸려있는 참혹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시 한편을 읽고는
금새 마음에 저려오는 아픔을 느끼게 될것이다.
손발이 묶여 자손을 아예 잘려야 했던 아픈 침상엔
먼지만 뾰오얗게 쌓인채 의미를 미쳐 모르는 철없는
봉사하러 다니러온 학생들이 힐끔거리며 지나간다.
이젠 여기도 관광객의 방문지가 되어있어
왁짜하게 떠들며 지나가는 한무리의 방문객의 얼굴엔
잘다듬어진 공원 조경목의 아름다움과
너무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은 깨끗하고 잘 다듬어진 해수욕장의
휑한 모랫사장에 나서서 내다보는 바깥풍경은
속절없이 너무나 아름답기만 하다고 느낄것이다.
우리는 이것저것 아랑곳하지않고
여기 저기 디카로 풍경을 담기에 바쁘기만하다.
내년에도 오실거냐고 되묻는
이곳에 몇년을 봉사한다는
수녀님 물음에 못올거라고 했지만 이 말이
너무나 매정하게 들리는건
나만의 느낌은 아닌 모양이다.
일행이
이 관장을 빼고 우리끼리 올께요 하는
동행친구의 덕담이
참으로 따뜻하다.
올 여름의 유별난 더위가 참을만 한것은
머언길 마다않고 찾아온
3000 리길을 동행한
우리 쓰죽회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 가능했을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