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소한이 한테 다니러 왔다가
얼어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요즈음 추위는 겨울답고 제격이다.
영하 10 도를 오르내리고
바람까지 매섭게 불어,
문풍지 소리가 없는 집에도
밤새껏 단잠을 깨울 정도로
악을 쓰며 기승을 부린다.
여기 진모래 득심골에도
겨울 유난은 더더욱 심해.
밤에는 얼음 깨지는 소리가
쩌억~ 쩍, 골짜기를 울리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마치 유빙이 떠다니는
북극 추운 설원을 보는듯하다.
이렇게 얼음이 두껍게 얼고 깨어지는 사연은
안동댐 보조댐에 밤마다 물을 가두고
얼음 밑을 치받고 붇다가 얼고
물이 빠지면 제힘을 못이겨 내려앉으며 갈라져
마치 북극 유빙을 보는듯한 얼음골 풍경을 만든다.
소한 추위가 유별나던 요즈음은
이런 별난 겨울 얼음골 풍경을 내다보며
오전엔 엎드려 보내고,
오후엔 빈듯이 누워 등붙이고 보낸다.
그래서 북극곰 동면하듯 꼼짝 않고 있으니,
쓰죽 동지들은 좀이 쑤시는지
눈 이 펑펑 쏟아지는날엔
기차를 타고 묵호항까지 번개팅을 하자고 조른다.
눈을 맞으며 눈길을 뚫고 달리는 추억의 기차여행을 하고
묵호항 선창에 얼큰한 매운탕으로 속을 풀면
간에 좋다는 참소주가 어지간히 여러병 비워질꺼다.
어느날이 될지 모르지만
눈이 펄펄 어깨에 쌓이면
우리는 묵호가는 기차에 있을꺼다.
눈꽃열차가 선다는 봉화 승부역에도 발자국 찍고
석포, 철암, 통리를 거쳐 도계를 지나면
추억의 묵호항에 닿을 것이다.
눈이 쌓여가는 차창 경관이 그렇게 일품이라는데,
기차여행에서 먹는 삶은 계란맛이 그렇게 좋다는데,
마주 앉아 나누는 친구들의 담소가 그렇게 정답다는데,
겨울 차갑고 매운 삼동 바람도
우리를 떠다 말리고 궁둥이를 묶어두진 못하리라.
생각드는 서울 촌사람 있거든
무작정 한번 동행해 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