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을 찾아가고
미래를 보려면 대학을 방문한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 오늘 여기를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장터를 방문하면 된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냄새도 맡을수 있고
시끌벅적한 장터 바닥에 오늘이 있다는 것이다.
또 세상은 넓고 할일도 많다는
어느 기업인의 책도 있었다.
과연 세상은 참으로 넓디 넓어
한평생을 보고 또 보아도 볼게 참 많더라!
앞세우는 얘기가 장황했는데
하릴없는 우리 아, 나, 쓰죽친구들이
올 봄엔 중국 곤명과 려강 고성을 여행하고,
가끔씩 국내 이곳 저곳도 둘러보며,
하루가 멀다하고 삼삼오오 모여서
보리밥, 자장면으로 점심을 함께 하며
심심찮게 나들이를 하고 산다.
그러다 보니 경비가 나기 마련인데
어쩐 일인지 점심 한끼 살려면
몇달, 몇주를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온다.
참 이상한 일이다.
또 여행을 하고 나면 돈이 모자라
추가로 돈을 다시 분담하여 걷기 마련인데
잘먹고 잘놀다 와서 돈이 남아 골치란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 남은 돈을 해를 넘기기전에
모두 써 버려 쓰죽회 다운 송년을 하자고 해서
그럼 어디로 갈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 동호 시장이 평소에 하도 식도락가 답게
서해 대하먹는 얘기와 동해 복요리 먹는 얘기
그리고 서울 경동시장 뒷골목 맛집이야기가 많았기에,
차제에 아예 서울 장구경도 할겸 뒷골목 맛집과
인천 소래 포구에 가서 원도 없이 서~언하게 회도 먹을겸
촌사람 세상돌아가는 오늘을 보려고
서울 구경으로 결정을 보았다.
물론 기획 연출 실행은 정 시장 몫이 되었다.
쓰죽이 무엇인가?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나 재주를
동지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쓰는게 아닌가?
해서 우린 정시장에게 이런 힘겨운 일을 맡기고도
오히려 미안함은 물론이고 요구만 이것저것 많이도 하였다.
아~ 다녀와서 이제 정신을 차려보니
차~암 많이도 돌아 다녔다.
새마을 기차로 촌사람들이 상경을 하여
청량리 역에서부터 신 역사의 복잡함으로
평생 외국을 돌아다니며 못본것없이 보고살았다는
임 대사가 청량리 역광장을 못찾아서 헤메이기 시작했고
그것도 서울 사는 사람이 말이다.
연이어 전철을 못타는 서툰 친구들 데리고 다니느라
정시장은 엉뚱한 일로 진땀을 흘려야 했다.
우린 청량리 역사에서 동대문을 전철로 이동하고
아픈 마음으로 봐야하는 興仁之門, 동대문을 시작으로
동대문시장,광장시장, 평화시장, 경동시장,동대문청과시장
그리고 인천 소래포구시장을 돌아보고
청계천, 광화문, 경복궁,인사동, 북촌마을까지
그저 먹고 보고 걷고 노니었다.
오늘 우선 동대문시장과 그 야경,
그리고 시장 뒷골목에서 특허등록까지 되어있는
닭한마리 맛집 순례까지 첫 시작부터
먹고, 보고, 촌사람 장구경한번 튀~ 나게 하고
우린 모처럼 옛날 서울구경온 촌사람 원족을 하듯,
장구경으로 컨셉을 잡고 원행을 한것을 여기 옮기게 되었다.
우선 특허등록도 되어있는
닭한마리 맛집 부터
식객 정시장 답게 명물 맛집의 맛을 보여주었다.
수십년 닭 한마리를 요리하다가
특허까지 등록하고 가맹점도 수십곳을 두고
대구에도 진출했다면서 자랑하는 안주인에게
우린 덕담을 나누고 정시장은 맛있었다는 싸인까지 남겼다.
동대문 시장도 우리가 알던 옛 장터가 아니고
엄청 크게 멋지게 가꾸어져 있었고
빌딩식, 백화점식 첨단 장터로 진화하여
사람도 넘치고, 물건도 넘치고
특히 중국사람들을 비롯한 외국인 천국이 되어 있었다.
와, 우 !
토요일 휴장이라는데
야경은 휘왕찬란하고 특히 젊음이 넘쳐난다.
우리 70 청년들도 지지않고
사진도 찍고 이곳저곳을 오르내리며
아무도 물건 사는 사람은 없었으나
아이쇼핑은 엄청 했으리라...
과연 오늘, 여기,
삶과 살이가 있었네.
우리의 오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