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여름 가고 가을오는 소리 들려 (진구/作).

아까돈보 2012. 8. 20. 14:57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을 며칠 앞두고

처서 절기를 앞둔 여름가고 가을이 오는 주말

진모래 득심골에도 여름 가는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안깐힘을 쏟느라

소낙비도 쏟아붓고

날씨도 별나게 유난을 떨지만

천둥에 궁둥이를 차이고

그래도 말 안들을까봐  번개까지 겁을 주고 야단인데

뒷덜미에 살짝 불어오는

 가을을 느끼게 하는 한줌의 바람이란...

 

매미소리가 힘이 없다 했더니

길가에 날개를 퍼덕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고

칡넝굴에 마지막 절규를 담아 피는 칡 꽃 사이로

가을 풀벌레 소리가 해맑다 해야겠다.

 

오늘 산책길에 깨달은 뒤늦은 철 난 얘기인진 모르겠으나

우리가 어정거리는 하루 하루는

하루살이에겐 온전한 일생인것을 말이다.

 

하도 유난스레 눈가를 맴돌고

하물며 입안까지 날아들기에

손사래를 힘차게 하여 쫒으려 하다가 문득,

 

그래 너에게는 단하나 밖에 없는 일생을

만나는 나와함께 하려고 정답게 눈 맞추고

너무나 반가와 입에 뽀뽀까지 하고 싶어 달려드는데

그게 성가시다고 이렇게 하루밖에 없는 일생도 횡사할지 모르게

손사래에 힘을 주다니 내가 미안하다 야 ! 

 

그렇게 생각하고 한순간 생각을 바꾸니까

성가신 하루살이도 천년도 하루같이

오히려 정까지 들게 되니

우리 만나는 사람들과도 이리 살수 있으면

얼마나 정답게 살수 있을건가 말이다.

 

마음이 너그러우면 그게 부자라 했던가?

 

보이는 벼이삭도 예전 같아 보이지 않고

하!  오늘에  가만히 보니 벼이삭이 모두 피었네 그려

그래서 돌아와 급히 안뜰에 갖다 심은 벼는 어떨까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신기하게도 고무 그릇에 담겨있어도

벼이삭이 피어나고 꽃술까지 보이지 않는가?

 

심술굿은 유난한 가믐과 더위에

모든 고추도 다 절딴났다고 했는데

요 며칠 퍼붓는 비를 만나서

싱싱하고 빛나게 붉고 힘찬 모습이고,

 

마지막 여름을 장식하느라

집에 옮겨심은 안동무궁화와

대문에 줄지어서있는 무궁화들이

정말 예쁘게 선발대회를 하듯하는데...

 

이렇게 천둥치고 번개사이로

한여름은 서둘러 물러가고

높아진 풀벌레 소리따라 가을이 저만치 따라오니

가을은 사나이 계절이라 했던가,

 

내 오는 가을에는

철학을 조금 해 봐야겠다.

 

여름가고 가을 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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