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시인 이육사의 <광야> 시비를 돌아보며 - 처음처럼

아까돈보 2019. 4. 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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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이 원록 선생의 시비

< 광 야 > 를 돌아본다.


당초 낙동강 강변에 있던 이 시비를

길을 넓힌다는 이유로 옮기게 되어

지금의 안동댐 민속경관지에 오게 되었다.


매일 소요유하는 산책길에 있어

가끔씩 들려 보곤 하지만

오늘은 춘천사는

일중 김 충현선생의 아끼던 제자

친구 황 재국교수의 부탁이 있어

디카를 들고 이곳에 들렸다.


 일중 김 충현 탄생 100 주년 행사를 앞두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이 육사의 < 광야 > 시비에 그의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이곳을 아침 일찍 들렸다.


조 지훈으로 더 잘 알려진 조 동탁 시인이 비문을 짓고

전서를 전공으로 쓰시는 시암 배 길기 선생이

이색적으로 한글을 쓰시고

한글 고체를 잘 쓰시는 일중 김 충현 선생이

또 특별히 전액을 쓰셔서 두분 원로 대가분이

서로 바꾸어 쓰신것이 특별한 아주 보기 드문  시비이다.


자료를 살폈더니

1968 년 이곳에 옮겨 세울때 참석했던

시인 신 석초는 1970 년 시집 " 폭풍의 노래 " 에서

 < 육사를 생각한다 > 라는 시에서


우리는 서울 장안에서 만나

꽃 사이에 술 마시며 놀았니라

지금 너만 어디메에 가

광야의 시를 읊느뇨.


내려다보는 동해 바다는

한 잔 물이어라

달 아래 피리 불어 여는 너

나라 위해 격한 말씀이 없네.



거의 매일 만나 오래동안 친하게 지냈던

신 석초 시인이 기억하는 건


 말술을 마시고도 끄떡없던 친구,

술을 마시던 캄캄한 밤에 슬며시 사라지던 친구,

서로의 고향집을 방문하고 가족의 경사를 챙기던 친구 ,

나의 시를 읽어주고 세상에 소개해주던 친구 라며


친구를 그리워한 석초의 마음에 목이 메인다 적고 있다

원본 시집을 찾아보면 이 시의 끝에 작은 메모를 붙혀 두었는데

1968 년 5 월에 안동의 육사 시비를 세웠다는 메모가 있다고 한다.


아마 지금 이곳으로 옮겨온 시비를 준공하고

시인 신동집, 이효상,등과 안동을 다녀가며

마음이 많아 아렸던 모양이다.


그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듯

햐이얀 목련은 목메어 지고 있고

시름모르는 벚꽃은 바람에 꽃비를 내리고 있다.


나는 여기를 떠나지 못하고

이리돌고 저리돌고

또다시 되돌아 돌면서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고. . .>

떠나질 못하고 있다.


꽃비는 참 곱게도 지는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