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대 경북도문화원장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동의 명망있는 선비, 용만(龍巒) 권기(權紀 1546 - 1624) 선생은 학문에
전념하며 육경(六經)에 통달하고 예문. 법률. 지리 등에도 박식하여 안동읍지인
영가지(永嘉誌) 8권을 편찬하였다.
특히 스승 서애 류성룡의 의탁을 받아 편찬한 영가지는 안동지역의 행정체계와
사회, 경제, 문화, 풍속 등이 세세하게 총망라되어 있어 내용이 충실하여 지방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다.
벼슬에 나아가기보다는 평생을 학문에 정진하였던 용만 선생의 선비정신은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감화를 주고 있으며 앞으로 계승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진영 전 국립안동대 교수는 "용만 권기의 생애와 영가지"에 관한 주제에서
용만 선생은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였지만 그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었다.
16권에 달하는 안동권씨 을사보와 8권에 달하는 영가지를 15년에 걸쳐 수보하고
편찬하였다. 자료를 찾고 모았을 뿐만 아니라 왜곡됨을 바로 잡기 위해 현장을
누비는 등 교통이 불편했던 당시 무척 고된 일이었다. 그 결과 영가지 편찬을
다 마무리하기도 전에 실명하게 되었다.
이후 누구도 그의 뜻을 이어가지 않았다. 300여 년이 지난뒤 후손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얻을 수 있었다.
영가지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안동은 무엇으로 그 영광을 증명할 수 있을까?
영가지는 안동의 역사서이며 원형(原形)이고 원석(原石)이다.
영가지에는 유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다행하게도 불교의 시설들을 수록하여 불교의 배척, 불교시설의 파괴를 통해
조선의 유교사회가 만들어졌음을 영가지는 보여주고 있다.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용만 권기의 학문과 사상"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하였다.
용만의 삶의 지표로 삼은 것은 도학의 정신이며 유학적 진리관이었다.
선현에 대한 경모심이 그의 가슴에 담겨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도학의 정신을 예찬한 "구사시(九思詩)"는 학문 및 절의와 관련된
시어를 통해 대상 인물의 특정 상황을 직접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시적 자아의
정서를 환기하는 방법을 원용하였다.
용만은 구사시에서 인물을 형상화할 때 대상의 삶과 지향점을 집약적으로
정리하여 높은 식견으로 세심하게 품평하였다.
대상 인물의 삶과 인품에 대한 개성적 측면이 드러나도록 행적을 압축하여
사료로 삼을 만한 강렬한 인상을 품평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주목되는 것은 용만이 비록 때를 만나지 못했지만 경과 의를 굳게 지니고
애연한 인의의 언어로 내면을 중시하고 외면을 경시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권기대 국립공주대 교수는 "영가지 브랜드의 가치 창출 및 확산"
에 관한 주제 발표를 하였다.
권기의 영가지(1608년) 편찬은 오늘날의 구글(google) 맵(map), 자동차의
네비게이션에 필적(匹敵)할만하다.
용만의 편찬 배경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반복된 권고를 토대로 자신의
견이사의(見利思議) 정신과 애향심의 발로에서 출발한다.
영가지는 조선시대 안동의 사회적 자화상(自畵像)를 사진처럼 기록함으로써
독보적이고 창의성을 갖춘 지방사 사료로서 가치를 지닌다.
영가지를 포함한 지역문화의 가치 창출 및 확산은 1차적으로 지역 인구의
2.5% 혁신자 및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들에게 학습 도구로서의 제공,
장기적인 방안은 '안동 국제 도시 문학전'의 기획, 안동을 빛낸 인물들의 연극/
뮤지컬에의 투자 및 실연(實演), 선비의 체험 길 등을 기획하여 현장에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주제 발표가 끝나자 발표자와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한 후 주최 측은
참석자 전원에게 학술발표회 책 1권, 안동권씨복야공파종회에서 우산 1개씩,
용만 권기 선생 후손 권기대 교수가 타월 1장씩을 선물로 각각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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