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풍이어도 10 월 어느날의 단풍과 가을의 마지막, 11 월의 만추 단풍은, 그 느낌부터 달라 보인다.
토요일이기도 하고 또 한가한 시간을 그냥보내기 무엇해서 친구따라 요즈음 몇년동안 부쩍 가까와진 새로운 친구인 임 대용 이라는 이색 인물을 찾아가 보기로하고 서둘러 친구들과 함께 떠났다 안동서 길안으로 한참 가면 임하 금소리가 나오는데 그 분이 거기서 과수원을 일구고, 지금 한창 사과를 수확하고 있어 사과도 얻어 먹을겸 모처럼 점심도 함께 하려고 달려갔다.
임 대용이라는 분은 평생 외교관으로 종신했다. 미국 뉴욕, 알라스카총영사를 비롯해서 브라질, 폴투칼, 파라과이 등등 특히 마지막 임지였던 뉴우질란드 총영사를 마지막으로 평생 한 나라의 대표 사절로 화려한 외교무대를 주름잡던 분이다. 그런 그가 어느날 정년퇴직하고 고향인 안동에 내려와 안태고향인 임하면 금소에서 밭을 일구어 과수원을 가꾸기 시작한것이다. 마치 교육장, 교장을 퇴직하고 모두들 농사짓는다하고 농장을 꾸려 평생하지않던 농사일에 몰두하다 한 3 년 지나, 지처 내팽게치듯 이 분도 그러하리라 하고 짐작했는데 5 년이 지나도 곰같이 꿈적도 않고 마치 적성이 딱 들어맞는듯 기분좋은 웃음과 특유의 흥얼거리는 노래로 곁에 있는 우리들까지 즐거워지도록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이다. 올해는 사과 8, ~900 짝을 수확하기 시작했으니 내년부턴 상당한 수익도 나올것 같다.
(신기하게도 사과나무 사이에 꽃사과가 조롱조롱 그것도 사과라고 잔뜩 결실을 매단체 웃음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나원 참.. )
나 하고는 안동병원 이사를 함께 하고 있어 이해를 함께하고 이런저런 일로 함께 엮어들어 새로운 시절을 친하게 지내는데 나 에게는 좋은 새로운 친구, 마음에 드는 친구를 만난 셈이다. ( 한번도 나를 친구로 여기는가 물어보지 않아서 그분도 날 친구로 여기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그저 나혼자 짝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건 고위 공직에 있던, 그것도 이색적인 외교관으로 해외에 근무하던 분이 고향 안동에 정착하여 노후를 함께 한다는건 참으로 바람직하고 그렇게 해야된다고 평소에 기회있을때 마다 목청 높였던 나의 입장에서 모델케이스가 되는 셈이다. 출향인사들에게 모범을 소개하려고 < 안동 >잡지에 싣기도 하였다.
장황하게 괜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지만 이 좋은 친구를 만나 사과도 얻어먹고 길안 장터에 이미 소문이 나서 유명한 골뱅이 국 잘하는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소문듣고 찾아든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골뱅이국을 맛있게 먹으며 골뱅이가 진짜냐 아니냐 하고 얘기 나누다 주인 아저씨 한테 꾸중까지 들었다. 우리집 골뱅이는 길안 묵계 오래기 하천에서 오늘 아침에 잡아 온 것이란 얘기 였다. 점심 먹으러 온 나그네가 골뱅이를 보더니 앉은 골뱅이 맞네 하는데 앉은 골뱅이가 무슨소린지 통 모르겠다. 너무 맛있게 먹었길래 내가 요즈음 인터넷 카페 기자라고 농을 했더니 주인 내외가 더욱 친절하게 문밖까지 따라나와 인사한다. 참 세상은 재미있는세상이다.
마치 맛짱구를 치듯 문밖에 치자 열매가 이쁜 미소로 우리를 전송하여 주었다. 돌아오는길에 임 대사 는 애써 키운 사과를 한상자씩 들려주고 사과 액기스를 가공하여 만든것 까지 한 상자씩 덤으로 주었다. 이런 칼만 안들었지 이런 날 강도가 어디 있는가? 한해 비바람 병충해와 싸우며 잎까지 씻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나는 돌아서는 뒤꼭지가 화끈거리는걸 억지로 참고 돌아섰다. 제발 이 부끄러움을 그 분도 알아주었으면 조금 덜 챙피 하겠다.
나는 오늘 깊어가는 가을 오후를 기분좋게 즐기며 맛있는 사과도 얻어먹고 누구도 쉽게 먹지 못할 길안묵계 앉은 골뱅이로 만든 골뱅이국 먹고 치자열매 이쁜 전송 받으며 이 좋은 친구들과 기분좋은 웃음 나누며 유유 자적 살아가고 있다네. 참 좋은 세월이다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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