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울산, 세계 옹기 엑스포(진구/ 作).

아까돈보 2010. 10. 15. 11:00

 

 

 

 

 

 

 

 

지난 주말  울산에서 개최되고 있는

2010 울산 세계 옹기 엑스포를 다녀왔다.

 

마침 아이들이 두 돐맞는 손주놈을 핑게하여

주말을 함께 지내길 원하여,

 

모처럼 울산에 가서

뭐 나들이 할 거리가 없을까 살피다가

문득 웹에 옹기 엑스포 사진이 올려진것이 생각난 것이다.

 

주말이어서 인산인해라 할만큼

인파로 붐비고 주차는 아예 국도변을 점령하고

행사장 인근은 주차 전쟁으로 온통 야단이었다.

 

아이들에게 전화 해서

아예 주차할 생각말고 돌아가

다른 곳을 다녀오라고 전갈하고

우리 내외만 오붓하게

몇년만인지 모를

단둘만의 나들이를 갖게 되었다.

 

마침 열리는 옹기 축제는 나도 관심이 많았고

더구나 집사람은 나보다 더 흥미를 갖었을 행사였다.

 

언젠가 일본의 도예 명장  심 수관이

성씨 고향인 청송을 다녀와서 안동에 들렸는데

나도 직접 들은 이야긴데

그때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었다.

 

신라토기, 

고려청자, 

조선백자,

 

이렇게 시대를 거쳐오면서 도자기 명품을 남겼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무엇을 남길수 있을것인가란

뼈에 새길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우리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고

오히려 심 수관 명장에게 그 답을 물으니

아마, 아마도

투박한 옹기에서 답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끝을 흐렸었다.

 

나도 동감하는바가 있고,

 

또 개인적으로는 자기보다 도기,

도기 보다 토기,

토기보다 옹기에

매력과 정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우리는 소록소록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옹기촌을 확장하고 테마파크로 다듬어 벌려놓은

엑스포 행사장을 휘적휘적 돌아 내려왔다.

 

극성맞게 똑딱이 디카로 찍어대는 나를 보고

참 딱하다는듯 한심한 얼굴을 하고

엉덩이를 좀 걸치고 쉬엄쉬엄 하라고 다독인다.

 

그러기에 찍은 사진을 쪼각사진으로라도

여기에 거의다 올리기로 했다.

아내 보기에도 그렇고,

 

땀이 범벅이 되면서

친구들에게 쓰죽하느라고,

 

또 조각 사진에서라도

자료가 되어 

< 대. 한. 민. 국. ? . ?  >가 태어날지

그걸 생각하니 조바심이 생기지 않을수 없다.

 

보기에 좀 딱하고

뭐 찍었다고 다 올리냐 하고 빈정거릴 친구에게도

나는 조각사진을 애써 붙히느라 엎드려 용을 썼다.

 

옹기에 정이 들고,

옹기에 추억을 주렁주렁 달고,

 

옹기 라고 호를 지어 붙혔던 

김 수환 추기경도 추모하면서,

 

나는 미련하게 이런 일로

아, 나, 쓰죽 할란다.

 

남이사 뭐라고 하든동말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