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빛이 생겨라 > 하시자
빛이 생겼다.
창세기 첫머리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성서구절이다.
나는 이번 성지 순례의 영상일기를
시나이에서 만난 하느님의 빛으로 시작해 볼까 한다.
우리 일행은 새벽 1 시에 시나이에 오르기 시작했다.
여명의 아침을, 구약의 모세를 만나
구약여행의 첫머리를 시작하자는 뜻이다.
물론 우리는 카이로에서 여행을 시작하여
인류 최대의 역작이라 자랑하는
피라밑과 스핑크스를 보고난후
시나이로 옮겨와서 오른 시나이 지만,
나는 여행 일정과 관계 없이,
그것도 정상에서 본게 아니라
시나이 중턱에서 본
시나이 일출로 일기를 시작하는것이다.
그것은 내 교만이 정상에 올라 기고만장하는것 보다
하느님이 허락하시는 몸의 사정을 달래어 가면서
밝아오는 아침의 떠오르는 하느님의 빛으로
성지순례의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이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마음으로 보는것에
하느님을 느끼려는 내 노림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시나이의 일출은
우리를 충분히 감동으로 벅차오르게 하였고
저절로 하느님 주신 빛의 장관에
우리는 심장이 멎고 가슴이 쿵쾅거리며
아! 하는 바로 그 순간
하느님을 만날수 있었다.
우선 하느님 주신 빛과 산천을 찬미드리고,
얼른 나를 이곳으로 떠밀어 보낸
우리 가족 하나 하나를 떠올리며
욕심많게 이것저것 참 많이도 빌었다.
하느님께서 그러셨을것이다.
이놈은 내 창조의 장관을 보고는
제놈 욕심부터 채우고 있군!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줄곧
순례여행길에서
나는 < 아직도 > 하고, 하느님은 < 이래도 > 하셨다.
어찌하였건 나와 하느님과의 줄당기기는
나의 처절한 항복으로
가당치도 않는 인간 이진구의 패배로
그렇게 빛의 뒤안, 어둠으로 끝나게 될것이다.
좋은 카메라도 아닌 똑딱이 디카로 찍은 사진이지만
신부님 핀잔을 무릅쓰고 내가 찍어 바치는 정성이기에
하느님께서도 그놈, 참 ! 하시며,
골고다에서 잠에 떨어진 제자들을 보시고
나와 잠시만이라도 깨어있지 못하느냐고 말씀하시며
혀를 찻을 그 심정이셨을 것이다.
나는 이번 순례여행을
그놈, 참 ! 하실 그 소리라도
직접 하느님에게서 듣고 싶어 왔으니
기어코 그 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얼마나, 어디서 끝나게 될지 모르는
이 순례 여행기를 끈기있게 읽어 주실
동행한 순례 동반자 들과
가지도 않은 워디있는지도 모를
하느님 모습을
그것도 영문도 모르고 읽을
우리 아, 나, 쓰죽회 동지들이
과연 참고 견뎌줄지 그것이 의문이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 하셨다.
그러니 나는 시나이 산에서 만나는
하느님의 빛을
감동으로 만나고
신나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신새벽을 바쁘게 ?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