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 산상에서
정말 거룩한 미사제대를 보았습니다.
그저 고만한 돌맹이 하나 !
그것 뿐이었습니다.
헌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 뒤로는 그렇게 거룩한 제대는 보이질 않습니다.
로마의 성베드로, 성바오로, 성요한, 성모님 성당
모두를 돌아보고,
값진 제대를 모두 다 보고도,
시나이 산상에서 우리가
그저 돌맹이 하나 달랑 갖다 놓고 드렸던
그 제대만큼 거룩한 제대를
만나지 못하였다니
모두가 의아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그러했습니다.
돌맹이 제대에 제대보를 펴고,
바람밭에 견뎌나지 못하는
성합과 성작을 넘어지지 않도록
감상성당 총회장님이
두손으로 잡고서야 미사를 올릴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거룩한 제대는 다신 더 만날수 없을것 같았고
바로 거기에 하느님이 계심을 느꼈습니다.
나 만 그랬던가 했는데
미사내내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다는 분도 계셨고
이런 미사를 드리면서
처음 하느님을 만나는 느낌을 느꼈다고
말씀나누기 시간에 격하게 이야기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시나이의 모세를 보기위해 오른
새벽미명의 산상에서
돌맹이 제대에도 하느님은 계셨고
떠오르는 여명의 일출에서도
하느님 손길이 계시다니
우린 참 잘 온것 같습니다.
성지 순례를 오는 이유가,
이렇게 새벽 1 시에 숨이 턱에 차서,
심장이 터질것 같다면서도 멈춤없이 오르는
7,~80 노인네들의 알뜰한 정성이
바로 이런 순간을 만나기 위해서 이겠지요.
나는 이 장엄 미사에서
나의 모든것을 내려놓고,
그래도 하나 내려놓지 못한
저의 자식들, 그 가운데 맏딸 내외와
이쁜 보나, 율리아를 위한 미사를 올렸습니다.
이렇게 순간 순간 하느님을 만날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언제라도
이리 할것 같습니다.
이러하여 나는 이 시나이 산상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