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시나이 뿐 아니라 척박하고 황량한 광야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배두인이라 불리는 이들,
그들의 눈 빛은 너무나 맑고 빛나 보였습니다.
비록 우리들 눈으로 보면 가엾기 까지 하지만
그들은 그 사막에서 자연에 가장 낮은 자세로 순응하면서
자연에 가장 가까운 모습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시나이를 내려오면서 나는 줄곧
배두인의 맑은 눈과 눈빛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타리나 수도원이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그들의 숙소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하였고요.
낙타를 몰아주고 얼마를 받는진 몰라도
그것이 전부인듯 디카를 들이대어도
친절하고 맑은 웃음으로 마주하여 주었고
오히려 디카를 대신 찍어 주기까지 하더라고요.
그 가운데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컵 라면을 건네주니까 너무나 반가와 하며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고
산상에서 드리는 미사에도 멀찍이 다가와
줄곧 끝날때 까지 지켜보기도 하였고
나중엔 수도원 마당까지 ?아와
그저 친근한 웃음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자연을 닮아설까요?
아니면 모든걸 버린 사람들이래서 그럴까요?
아무런 불만도 아무것도 욕심낼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내가 몰라도 한참을 몰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시나이에서 만난 사람, 배두인은
나에게 자연인으로 보였다는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연에 묻혀 살다가 저 세상에 가면
분명히 무언가 채워 받을게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낙타는 조금 달랐습니다.
디카를 들이대는 나를 보고 소리도 지르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들어내기도 하였지요.
어떤놈은 이빨을 들어내며 위협도 하였답니다.
사람에 너무 시달려서 그럴겁니다.
자기 싫을걸 자꾸하는 사람들이
그리 고울리 없을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
나는 원 없이 많은 낙타를 한곳에 ?아둔걸 보았고
일출을 기다리며 원도 한도 없이 많은 낙타를 만났습니다.
이모습 저모습 그들의 모습을 열심히 찍고 있는 내가 딱했던지
어떤 놈은 포즈 까지 떠억 취해주기도 했답니다.
수십, 수백마리까지 함께 있다 보니까
마치 같은 식구같은 생각도 들 정도였고
피라밑 근처에서나 곳곳에서
낙타 한두마리 매어두고
기념사진 찍으라고 성화를 부리던 것이
또 그것이 신기해서 돈 주고 사진찍던 사람들이
오히려 무안하게 되었지요.
오늘은 사막과 황량한 광야에서 살아가는 배두인의
맑고 깊은 눈빛에서 인생을 배우고
낙타의 무리에서 또다른 자연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여행을,
인간이사는법을 배우는
스승을 만나는 것이라고 하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