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음마를 걷게 되면서
설날 아침이면,
우리는 두 봉 주교님과 몇분의 신부님들에게
세배를 드리는것으로 새해를 시작했었다.
이제 아이들이 다 크고
성가를 해서 한 가정을 이루고
손자 손녀들을 생산하고,
또 그 아이들이 아장거릴때
우리는 그 아이들을 데리고
두 봉 주교님을 비롯하여
올해는 권 혁주 주교님에게도
새해 설날 세배를 드리고 있다.
어느 핸가 두 봉 주교님이
세배를 드리는 손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 아이 혼인 주례도 내가 해 주어야 하는데... 하시며
기분좋게 웃으신 적이 있었다.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 혼인 주례를 해 주셨기에
손주놈 주례도 해 주신다고 농을 하신것이다.
큰 아이 주례를 해 주신 김 영필 신부님에게도
세배를 다녀왔는데
큰 딸내미 혼인 주례를 하셨던 김 재문 신부님에게는
세배를 다녀오지 못했다.
서둘러 귀성하는 차에다가
구제역 방역때문에 길이 병목이 되어 길게 줄을 늘어서서
길이 터지지 않아 머언 울진 후포 성당까지 가기엔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정을 이야기드리고 나니 신부님은 전화를 바꾸어 달라신다.
아이들 보고 하시는 말씀은
이번 설에 세배를 못와 보지 못했으니
올 여름 휴가는 같이 시간을 내어
후포 사제관에 와서 지내면서
바다도 보고 해수욕을 하라시는 것이다.
말씀만으로도 참 고맙고 감사한 말씀이시다.
우리 내외가 선을 보러 가는데도 같이 동행한 일이 있으니
우리 집과의 인연이 그리 가볍지 않아서이겠지만
우리 아이들까지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올해 설날은 아이들은 조금 피곤했겠지만
그래도 예정대로 세배를 다니고
좋은 선물과 정성도 얻어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 진다.
올 한해 사랑과 은총이
담뿍 내리시길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