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안동의 저녁 노을(진구/作).

아까돈보 2011. 2. 28. 00:37

 

 

 

 

 

 

 

저녁 노을은

아름답고 화사하기보단

알수없는 슬픔을 머금고 있어

더구나 가슴을 저미게 된다.

 

안동을 얘기할때

가을이 어울리고

저녁노을에 잘 안기게되고,

 

이끼를 머리에 얹고 고즈넉한 기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적당히 추녀가 무너져 내려

아슬아슬 가슴이 안타까운 종갓집 을 떠올리게 된다는데,

 

거기에 가작으로 이어진 초갓집 골진머리에

박넝쿨이 어지럽고 박은 우그렁 바가지가 되어 있는데

골목으로 잇데어져 있는 흙담은 허물어져

담타고 올라온 호박잎이 허어옇게 말라 비틀어져 서걱이는데

 

그나마 노을지고 어둑해진 살창에는

받튼 해소 기침소리 자지러지는 우리 할매의

길쌈 허벅지에 부벼 잇는 서걱거리는 소리에 잠못이루는

가물거리는 호롱불 너머로

독고 노인의 슬픔이 아린,

 

향도 담배 댓진냄새나 

마당가 저승냄새 닮았다는 묵은 국화향만 맴도는

그런 안동만 덩그마니 남아 있다는데

 

그런데 나는 그런 안동이 편하고

나는 그런 안동이 좋아서

대대로 켜켜로

이곳에 뿌리내려 살고 싶으니

못말리는 안동 숙맥인지 모르겠다.

 

 

 

 

 

2월 25일 개목나루에서 바라본 낙강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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