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그림).

베르메르 - 진주 귀고리를 한 여인.

아까돈보 2011. 8. 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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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르-- 진주 귀고리를 한 여인  


 

 

  Girl with a pearl earring c.1665 

Oil on canvas 44.5 x 39 cm

Mauritshuis Royal Picture Gallery, The Hague

 

 



캄캄하게 처리한 배경에서 살그머니 등장한 여인은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관중과 극히 개인적인 만남의 순간을 제공한다.

1665년이든 2002년이든지 또는 네덜란드에서든 한국에서든,

그것은 시공을 초월해서 이루어진다.

조금 더 바라보면 마치 그림 속 저편, 그녀의 세계로 따라 들아가고 싶어진다.

 


그림 밖의 감상자의 묘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그림 속 이름없는 여인은

실제 그녀가 어떤 알레고리적인 인물인지를 전혀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슬래트키스의 풀이대로 신화 속의 여자 예언자인 시빌인지 또 다른 성서의 인물인지,

어떻다고 단정할 만한 아무런 상징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러나 여인은 터번이라는 이국적인 의상과 진주 귀고리를 하고 있다.

15세기 이래 네덜란드에서는 동장의 의상이나 장신구가 유행했다.

더구나 1602년부터 동인도 회사 다음으로 등장한 서인도 회사가 브라질, 인도양, 태평양 등을

누비면서 이국의 진귀품을 네덜란드로 들여왔다.

터번은 남녀 불구하고 새로운 패션의 인기 높은 액세서리로 등장했다.

 

 

소녀같이 해맑은 여인의 얼굴에 화가는 눈동자와 양 입가에 빛으로 포인트를 주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베르메르는 젊은 여인의 얼굴에

마치 어린아이의 피부같이 뽀얗고 부드러운 살결을 재현해냈다.

이는 빛과 어둠, 또 그 중간 단계의 뉘앙스를 항상 조심스럽게 다룬

 베르메르만의 독특한 섬세함에서 나온 것이다. 베르메르는 1660년대 중반에

여러 단계의 밝고 어두운 살색에다 투명 안료를 덧칠해 부드러운 피부의 질감을 표현했다

 

 

 

 

 

 

 Girl with a Red Hat 1668

 Oil on panel, 23 x 18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진주 귀고리를 한 여인'과 아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베르메르의 '붉은 모자를 쓴 여인'을 보자.

챙 넓은 붉은 모자와 대비되는 푸른 의상의 여인 역시 물방울 모양의 진주 귀고리를 하고

의자에 앉아 몸을 돌려 그림 바깥의 감상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몸을 틀어 의자나 창 턱에 한쪽 팔을 얹은 포즈는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에서 유래한 것이다.


베르메르는 '붉은 모자를 쓴 여인'에서 반사되는 빛을 과감한 붓터치로 표현했다.

여인의 흰색 블라우스의 칼라 부분, 코끝, 진주 귀고리 알, 또 의자의 양쪽 사자 머리 등은

19세기 말에 구체화된 점묘법을 연상시킨다. 모자의 붉은색이 반사되니

얼굴이나 눈가의 부드러움 역시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의 여인을 떠올린다.

화면 바로 앞에 앉은 여인의 모습은 붓질이 많이 간 반면,

배경으로 벽에 걸린 태피스트리는 디테일을 꼼꼼히 묘사했던

당대 화풍과는 확연히 차이나게 대볌하게 생략해서 묘사했다.

이같이 간략화된 붓질은 '진주 귀고리를 한 여인'의 터번 끈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베르메르가 모든 소품이나 디테일 묘사에 다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베르메르는 가깝고 먼 것에 따라 선명하고 흐려지는 일종의

대기원근법을 사용한 것인데, 르네상스와는 달리 새로운 기술을 이용했다.

 

 

 

 

 

 

 

 

 

베르메르는 현대식 카메라의 원조인 카메라 옵스쿠라라는 기기를 통해 원근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붉은 모자를 쓴 여인'에서 카메라 옵스쿠라를 통해 본 결과

화면 앞 양쪽 사자 얼굴 장식의 선명함 정도가 서로 다르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실험해 볼 수 있다.

카메라의 창을 통해 사물의 초점을 맞춰 보라.

먼 것에 초점을 맞추면 그 앞의 물건이나 그 뒤의 물건도 뿌옇다.

그렇기 때문에 '붉은 모자를 쓴 여인'에서 푸른 의상이 선명한 것에 반해

초점에서 멀어진 두 눈은 부옇게, 그래서 더욱 부드럽게 그려진 것이다.

 

 

 

 

 

 

A LADY WRITING c. 1665-1666 

oil on canvas  45 x 39.9 cm

The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이런 현상은 '편지를 쓰는 여인'에서 더욱 확실히 보인다.

흰색 존제비 털이 달린 포근한 노란색 의상을 입은 여인이

감상자를 바라보며 탁자에 앉아 편지를 쓰고 있다.

그런데 여인의 왼쪽 팔과 흰색 털이 뿌옇게 처리된 반면,

더 멀리 있는 오른손의 깃털 펜이나 그 앞의 사물함은 아주 뚜렷이 묘사되었다.

바로 카메라 옵스쿠라의 초점이 그곳에 맞추어 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법으로 베르메르는 아름다운 여인들과 그 주변 묘사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을 연출했다.

마치 감독이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영화를 찍어내듯이.

 

 

 

 

 

 

 

A Young Woman seated at a Virginal 1670-72

Oil on canvas 51.5 x 45.5 cm

National Gallery, London

 

 

 

지대한 명성을 누리면서 큰 부를 거머쥐고 살았던 렘브란트나 루벤스 등의 화가와는 전혀 달리

베르메르는 생존 당시는 물론 사후에도 그렇게 큰 주목을 받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는 1632년 네덜란드 북부의 작은 도시 델프트에서 여관 소유자이자 화사인

아버지 레이니에 얀촌 포스의 두번째 아들로 태어나 칼뱅 교회의 세례를 받았다.

베르메르는 델프트 시 광장에 꽤 크게 들어선 여관을 유산으로 받고,

또 상당히 부유한 가톨릭 신자인 마리아 틴스의 딸 카타리나 볼네스와 1635년 결혼했다.

 

 

 

 

 

 

A Young Woman standing at a Virginal 1670-72

 Oil on canvas 51.7 x 45.2 cm

 National Gallery, London

 

 

 

그는 여관의 다락방을 작업장으로 사용했는데,

그가 비밀스럽다거나 한가하고 우아한 실내와 여인을 그렸던 것은

그 순간 여관의 시끄러운 일상을 잊고 자신의 내면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베르메르는 불행히도 그림으로 생활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돈을 벌지는 못했다.

그가 1676년 아직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때인 마흔넷의 나이로 죽었을 때.

그의 부인 카타리나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을 정도였다.

 

 

 

 

 

 

 

 Woman with a Pearl Necklace 1662-64

Oil on canvas, 55 x 45 cm

Staatliche Museen, Berlin

 

 

 

베르메르의 명성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02년 수집가 데스 톰베가 죽기 전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진주 귀고리를 한 여인'을 암스테르담의 마우리츠후이스 미술관에 기증할 때였다.

  그림은 데스 톰베가 1881년 한 경매장에서 단돈 2굴덴에 샀지만,

미술관에 기증될 때에는 4만 굴덴으로 뛰었다.

당시 언론은 베르메르의 진가에 열광했으며,

'진주 귀고리를 한 여인'은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 격찬받았다.

 

 

 

홍진경님의 " 인간의 얼굴, 그림으로 읽기 " 中

 

 

 

 

 

그의 눈이, 그의 손이 닿는 곳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일상의 아름다움

바로 그 점이 베르메르만이 가진 마법의 비밀이다.

편지를 쓰고 바늘질을 하거나 악기를 타는 여인들.....

베르메르의 무대는 실내이며 주인공은 대개 젊은 여인들이었다.

베르메르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을 택해서 그것을 빛나게 만드는 화가였다.

그 빛 때문에 대상이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빛 때문에 대상의 진짜모습을 볼수있게 된다.
 
베르메르가 남긴 작품은 35점 뿐이지만 그는  렘브란트,프란스할스와 더불어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를 구가한  위대한 거장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Young Woman with a Water Pitcher ca. 1662

 Oil on canvas 45.7 x 40.6 cm

 The Metropolitan Museum , New York

 

 

 

 

 

 

 

Woman with a Lute ca. 1662-63

 Oil on canvas 51.4 x 45.7 cm

Metropolitan Museum ,  New York

 

 

 

 

 

 

  

Woman Holding a Balance 1662-63

Oil on canvas, 42,5 x 38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Woman Reading a Letter c. 1662-63

Oil on canvas 46,5 x 39 cm 

Rijksmuseum, Amsterdam

 

 

 

 

 

 

 

 

 Young Girl with a Flute 1666-67 

Oil on panel, 20,2 x 18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Mistress and Maid, 1666-67

 oil on canvas 90.17 cm x 78.74 cm

Frick Collection, New York

 

 

 

 

 

 

 

 THE LACEMAKER c.1669-1671

oil on canvas  24.5 x 21 cm

 Musée du Louvre, Paris

 

 

 

 

 

 

A YOUNG WOMAN SEATED AT THE VIRGINALS c.1670

Oil on canvas  25.2 x 20 cm

Private Collection, New York 

 

 

 

 

 

 THE GUITAR PLAYER c. 1670-1672

oil on canvas 53 x 46.3 cm

Kenwood House English Heritage

 

 

 

 

 

 

 

 

Study of a Young Woman ca. 1665-67

Oil on canvas 44.5 x 40 cm

 Metropolitan Museum  , New York

 

 

 

 

 

   

 

 

 

 

 

 

 


그는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걸 주지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내 얼굴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리트"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은 그게 다였다.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제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는 나를 그리려 하고 있었다.

 

 

-  트레이시 슈발리에 의《진주 귀고리 소녀》中 -

 

 

 

 소녀의 얼굴에 어린 표정에 사로잡혀 소설을 썼지만,

나는 아직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결코 알지 못하게 되기를 바란다.

 

-트레이시 슈발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