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밤알이 익어가는 농춘 풍경(진구/作).

아까돈보 2011. 9. 15. 22:11

 

 

 

 

 

 

 

 

 

한가위

보름달을 찾다가,

 

지난 여름추억을

잠깐 뒤돌아보는 사이,

 

어느새 가을이 성큼

뒷뜰에 들어와 서있다.

 

추석 명절의 시끌벅적한 틈바귀에

호젓한 뒤뜰 석남골을 휘적 거닐고 있다.

 

엇그제 겨우 벼이삭이 벌어져 나오나 했는데

이젠 고개를 숙인

제법 누우런 빛깔로 단장한 벼이삭이 놀랍고,

그 벼이삭 아래 메뚜기가 숨바꼭질을 하는데

뒤늦은 디카로는 찍을 순간을 주지 않는다.

 

 

 

 

 

 

 

 

 

 

다만 우렁이 한가족, 온동네 우렁이가

뒤늦게 더워진 논바닥을 식히려

논 가장자리에 나른한 낮잠을 자고 있을뿐-

 

 

 

 

부지런한 석남골 산동네 사람들,

벌써 참깨를 떨어내는가 했는데

골밭엔 김장 무, 배추를 갈아 뒀던지

제법 속이 차 올라 겨울 양식을 준비해 두었다.

 

 

 

 

개울어귀를 돌아서는데

평창땅 봉평에만 있을줄 알았던

하이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어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한다는

물레방아간 어스름 달밤이 생각나는데

지난밤 조금내린 비에도

개울물은 힘차게 자잔한 폭포소리를 내면서

쫄쫄거리며 <메밀꽃 필무렵>의 소설을 읽어내리고 있다.

 

 

 

 

 

이게 왠 < 밤 ~ >인가?

길가에 떨어진 밤송이 사이로

정말 탐나는 밤 몇알이-

홍재를 만난다는게 이를 두고 한 말이렸다?

 

처다보니 밤송이가 제법 충실하게 여물었다.

어느것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가 들어나도록 웃고 있고....

 

 

 

 

 

 

 

아직 날씨는 여름 못지않게 더운데

목 뒤론 가을 소슬바람이 스쳐가는데

가을이 오는 소리가

뒷뜰에 하나 가득하다.

 

귀뚤이 소리가 목청높은 사이에

안깜힘 쓰는 매미

쓰르라미 소리가 처연할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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