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북촌 한옥마을 에서 이색체험 숙박을 하고
아침일찍 인천 소래포구를 향해 전철을 탓다.
어느핸가 하도 소래, 소래 하길래
서해안을 타고 내려가다가
잠깐 들려 여기가 소래라? 하고 삐끔 들여다보고
바로 지나간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아예 소래에 노니러 가는 것이다.
입구에 우리를 반기는
< 소래야 놀자 > 란 현수막이 걸려있어
우리같은 늙은 청년들이 많이들 오는 모양이다.
첫인상은 옛적 느낌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여늬 어창과 비슷하게 왁자하고
마침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나간 겟뻘엔
고기잡이 배가 빈듯이 누워 단잠을 자고 있어서
뭐 이걸 볼려고 그리 멀리 왔단 말인가 싶었다.
더더구나 전철 종착역인 오이도 역에서 탄 택시가
거짓말로 시흥지점 끝 옛 철교앞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통행금지라면서 제멋대로 소래시장판까지 데려와
바가지 요금으로 요금의 배인
만원을 받아재켜 기분이 상해있었기에
첫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
우리는 애써 기분을 다잡고 포구의 시장에 들어 섰는데
아이구! 밖에서 보던 시장과는 딴판이라.
규모도 그렇거니와 없는게 없다 할 정도로
와우, 수산시장을 여럿 보아 왔지만
이건 정말 장관이라 할만 하다.
호객을 하는 이쁜 아가씨의 말맵씨도 야물닥지다.
젊은 오빠! 고기 사진찍으려면
모델료 줘야 하는데?...
초상권료는 안 받을테니 고기 안사면
남의 모델 함부로 찍으면 모델료 줘야하고 그냥은 안됩니데이 ----
옆에 나들이온 나그네 중에 부산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 부산 자갈치 시장은 저리가라네 그래.
값도 아주 싸고 양도 많이 주는걸 보니
오늘 여기서 실컨 먹고 가자면서 신이나 있는걸 보면
정말 대단한 수산물 집산 장터이다.
옛날엔 새우젓과 같은 젓갈 시장으로 붐볐는데
지금은 오히려 활어회 어판이 지천이다.
몇번을 왔다간 정 시장은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이것저것 골라 아주 요령있게 흥정을 잘한다.
귀하다는 민어 에다가, 광어 큰것, 히라스라는 횟감 방어,
그리고 우럭에다가 잡고기 적당량,
왕새우 대하를 얹어서 모두 한 바구니를 흥정해서 아주 싸게 샀다.
모두 큰 접시에 큼직막하게 네 접시였는데
우리 일행 10 여명이 결국엔 다 먹지 못하였다.
그저 한접시에 한 3 만원 정도인데
횟감도 고급이고, 신선도도 최고이고
값도 이리 싸게 먹을수 있으니
이곳이 요란하게 붐비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결국 이런 재미를 보려고 그 머언 안동에서 온게 아닌가?
포항 죽도시장이나 영덕 강구로 회 먹으러 다닌 우리가
이곳 소래 포구에 와서는 아예 기가 죽을 지경이다.
어쨋든 소래 포구 나들이는
포식을한 회 덕분에 최고라고 모두 한마디씩 입을 모으고
역시 정 시장의 식도락 여행은 최고라고 입에 침이 마른다.
나는 언제가 우리 아이들과 가족과
이곳에 다시 소풍와야겠다고
오고가는 길과 시장 이곳저곳을 열심히
눈에 담아, 디카에 담아, 눈여겨 보아 두었다.
서울 밥계 친구들이 소래 포구 다녀왔다길래
뭐 그리 멀리 점심 먹으러 다니나 하고 흉을 받더니
참 그 친구들 이맛에 다니는 모양이다 이제사 알겠다.
그래 이리 맛있는것 먹고 노니는 것이
늙은 청년들이 또 한때 할수 있는 일이겠지.....
더 늦기 전에 열심히 찾아다니며 먹고 다녀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