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서울 경동시장에서 이모저모 (5) (진구/作).

아까돈보 2011. 12. 6. 10:57

 

 

 

 

 

 

 

 

 

 

 

 

 

 

 

 

 

이번 서울 나들이 길에 사전에

 제일 많이, 그것도 여러번 얘길 들었던 곳은

바로 경동시장과  그 뒷골목 맛집 이야기 였다.

 

바로 그 경동시장이다.

 

시장중에 가장 사람냄새가 많이 나고

또 우리에게 친숙한 곳이 이 경동시장이다.

 

흔히들 한약재 시장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농산물, 청과물, 각종 육류 시장이

없는게 없다 할 정도로 모여있는 곳이다.

 

참 오랜만에 들려보는곳이기도 하지만

나는 특히 이곳과 붙어있는 청량리 청과시장이

친척 아저씨가 만들어 분양하고

또 그것 때문에 아주 곤란을 겪었던 시장이라

기억에 아주 인상적으로 입력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린 옛날 시골 장터 구경나온 촌 사람같이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거리다

이내 지치고 말았다.

 

워낙 크고, 넓고 붐비는 관계로

다 돌아본다는건 욕심일 뿐이고

이내 포기하고 시간도 그리 넉넉지 못해

뒷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는 맛집으로 향했다.

 

원래는 안동국시집을 가려 했으나

정시장 친구들이 단골로 다닌다는

청주식당에 자리 잡았다.

 

처음엔 여늬 목로집과 다름없고

조금 허술하게도 생겨 실망도 약간 되었지만

이내 주인 아주머니의 익숙한 솜씨와

워낙 인심좋은 넉넉함에 금방 반하게 되었다.

 

뭐라도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애쓰는 아주머니 때문에

우린 마치 반가운 친척집에 방문온 사람같이

이것도 먹어보고 저것도 먹으면서

연신 이게 사람사는 곳이지 하고 감탄을 연발하였다.

 

이 집에 파는것도 아닌데 이틀씩 우리를 안내해 주고 있는

정 시장 친구  김 진 사장이 물오징어를 사 가지고 와서

물에 살짝 데쳐서 달라니까 찡그리기는 커녕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삶아 내고 맛있는 양념장을 만들고

골라 사왔다는 배추 속을 푸짐하게 장만해 내 놓는다.

 

옆자리에 합석하게 된 경기여객 안동노선 개설 맴버였다는

버스 기사 내외분이 홍어를 먹고 싶다니까 바로 이웃해 있는

벌교 홍어집에 처~억 주문해 주기까지 한다.

 

그럼 이집엔 무얼 판단 말인가?

팔아주면 팔아주는 대로,    먹고 싶은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척척 시키는대로,  

 딴데서 사가지고 오는 것도 다 요리해 준다면서,

 이 집 홍보대사 같은 정 시장은

아줌마 인심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마침 고향이 청주라 우리 막네도 청주 사는데 했더니

더 반가와 하며 국시를 삶아 내는데

보기보단 맛이 일품이다.

 

옛날 우리가 먹던 바로 그 안동국시 맛이다.

 

와우 !  서울 한복판에 시골인심이 그대로 담겨있다니?.....

 

그리고 서울은 2 만원짜리 원두커피 마시는 사람과

2 천원 짜리 커피 마시는 사람,

그리고 또 2 백원 짜리 막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사실도

이번 여행길에 정말 실감나게 겪고 보았다.

 

어제 저녁 정 시장이 꼭 먹어보아야 한다는

사천식 사브샤브 양고기 집의 거~ 한 식사와

오늘 낮에 먹었던 소래 포구 명품 민어 회 요리,

 

그리고 몇천원 짜리 촌 국시가 얼키고 설켜서

그게 다 구별이 되지 않는 그런 나들이가 되었다.

 

참 조~은 나들이가 되었다.

 

짧은 1 박 2 일이지만

10년, 20 년 서울을 엿본듯한

찐한 체험여행이었다.

 

맛과 멋을 함께 느끼고

오늘을 제대로 본 ,

 

 

우린 이렇게 서울에서도 노닌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