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잡기

김삿갓과 함께하는 해학의 세계.

아까돈보 2012. 6. 28. 22:43

 

 


 김삿갓과 함께하는 해학의 세계  

 

 

날이 저물자 뱃놀이를 마친 김삿갓은

평양의 밤거리로 들어가 주천(酒泉)이라는 주막에 들었다.

 

들어가 주모를 찾으니 60대 늙은 여자가

술상을 들고 나오는데 제법 예쁘다.

아마도 젊었을때 기생이었던듯 하여 수작을 걸기를

이곳 주막 이름이 범상치 않은데 누가 지은거요? 하고 물으니

주모는 일찌기 20년전에 세상을 등진 자신의 서방님이 지었다 한다.

 

이어서 방이 단 하나밖에 없는데 먼저 오신 손님이 있어

그와 같이 잘려면 그리 하라고 한다.

김삿갓이 그럽지요 ~ 하며 방에다 대고

안에 계신 길손은 나와서 같이 한잔 합시다  하며 부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안에서 나이 40쯤 돼 보이는

시골풍의 우둔한 사내가 나와서 술한잔을 쭈욱 마시더니

나는 황해도 옹진에 사는 강 서방이외다 하며 자기 소개를 한다.

 

옹진의 강서방은 소금을 배에다 가득 싣고와서

뙤돈을 벌었는데  그만 평양 기생한테 빠져서

돈도 몽땅 빼앗기고 달랑 노자 몇푼 쥐어주며

다음에 또 만나자며 기생한테 차인 이야기를 하며

아니 그눔에 기생은 소금 한배를 집어 먹구도

짜다는 말이 없지 모유... 하면서 익살을 떤다.

 

김삿갓이 넌즛이 후회되지 않느냐고 물으니

강서방은 아직도 그 열아홉 앳된 기생과의 몇달 살림이

꿈결만 같아 죽어도 후회는커녕 다시 소금을 실어다

돈을 마련해서 또 한번 만나야겠다 한다.

 

그때 주막집 노파가 끼어 들며 남자들은 입으로만

먹을줄 알지만 기생들은 생강이든,소금이든,

소,말,논밭전지를 죄다 집어먹는 입이 따로있다우 ㅎ~`

 

얼마전에 전라도에서 왔다는 생강장수는 생강한배를 실어와서

큰돈을 벌었는데 역시 기생한테 홀딱 반해서

한달간 살림하며 죄다 빼앗기고 알거지가 되었다우 ~

그러구서는 기생의 옥문(玉門:생식기)를

들여다 보며 아주 재밋는 시를 지었다우 ~

 

    遠看似馬目  (원간사마목) 

멀리서 보면 말 눈깔 같고

    近視如膿瘡  (근시여농창) 

들여다 보면 진무른 농창 같구나

    兩頰無一齒  (양협무일치) 

두 볼엔 이가 하나도 없건만

    能食一船薑  (능식일선강) 

생강 한 배를 몽땅 삼켜 버렸구나

 

김삿갓은 주막집 노파가 써놓은 전라도 소금장수의

옥문시(玉門詩)를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그런 와중에도 주막집 노파는 자꾸만 김삿갓에게 마음을 둔듯

한껏 눈치를 해 오건만 김싯갓은 소름이 끼칠정도로

싫은데 때마침 옹진의 소금장수가 끼어들며

자기를 기둥서방 삼으라며 익살을 부린다.

 

술도 취하고 피곤하여 방으로 들어가 곤하게 잡이 들었는데

잠을 깨어 옆을 보니 소금장수 강서방이 안보인다?

문득 안방에서 이상한 숨소리가 들리는데...

 

사실인즉 강서방이 60노파와 역사를 치루는 밤이 될줄이야 ~

세상이치가 이렇구나 ~ 엊그제 까지만 해도

 새파란 열아홉살 기생에게 껌뻑죽어 사족을 못쓰던

사내가 이제는 60대 노파를 덮치다니 ...

참으로 해괴망측 하구나 ~ 하며 잠을 청했다.

 

밤늦게 돌아온 강서방을 놀려주니,강서방은

아, 나는 선생이 싫은 눈치길래 대신 부역을 치룬거요 ~

내일 아침 보구려 아침상이 푸짐 할테니 ....

 

아침 상을 받아보니 아닌게 아니라 정성을 들여

보아온 상에는 길손에게 주는 밥이 아니라

귀한 손님에게나 대접하는 그런 푸짐한 아침 상이었다.

덕분에 김삿갓은 포식을 하고 모란봉을

향하여 주천 주막집을 뒤로하고 길을 떠났다.

 

음악-진주조개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