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카페와 멜의 단골이면서
미국 에 사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먼 객지에서 보내는 가을은
별것아닌것으로 보이는 풍경도
절실한 마음으로 와 닿는 모양이다.
고향의 가을, 길가에 주~욱 늘어선
가녀린 코스모스의 하늘거리는 풍경이 눈에 선한건지
코스모스 가 보고 싶다는 부탁이었다.
그런데 그날부터 눈여겨 보지않았던
코스모스를 우리집 안뜰, 바깥뜰에 그 어디에 둘러봐도
그렇게 지천으로 피어있던 코스모스가 잘 보이지 않는것이다.
있다손 치더라도 너무나 보잘것 없고
뜨문뜨문, 여기저기, 마치 안타까움을 띄엄거리듯이
영 보이지 않으니
그 날 부터 나는 찜찜하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옛적 풍경 가운데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파아란 하늘 저편으로
꼬추 잠자리가 날아다니는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길가에 그렇게 지천으로 피어나던 코스모스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고
그자리에 소위 면직원꽃이라는 노오란 꽃이 자리잡고
이제는 아예 단지로 개발하여
일부러 심어가꾼 코스모스 밭이 아니고는
자취를 찾기 어렵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그렇지
아무래도 그렇게 없을라고 싶어
이곳저곳을 찾아다녔으나
정말로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말이 되고
추석은 다가 오는데
이제 더 이상 늦어 보내면
그럼 그렇지 하고
세월따라 변해버린 고향인심만 사나워지게 생겨서,
그래도 우리집 바깥마당에
다 늙어 볼품없는 코스모스를
꼭 날 빼다 닮은것 같아서
측은한 마음과 함께 몇장을 보내기로 하였다.
제발 고향인심 사납다 섭섭해 하지않을런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이 가을,
이 코스모스라도 없었으면 어쩔번 했을까?
아쉽기도 하겠지만
고향인심도 변하고, 시절도 변하고
거기다 지천으로 피어나던 코스모스조차
옛적이야기가 되고 말아
많이도 서운해 할것이리라.
세월을 탓한다고 돌아설줄 모르고
인심도 시절따라 흐르고 말아
제발 이 늙어 보잘것 없는 코스모스라도
가을 꽃다발로 받아주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추억도,
이 가을의 코스모스도
비워내야할 가을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