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신부님 이야기
어느 멋진신부님 이야기
"아저씨!" "… …" "아저씨! 잠깐만요." 11월30일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한 중년 부인이 승용차 창문을 반쯤 내리고 부근에서 빗자루질하는 미화원 ㅂ씨를 불렀다. ㅂ씨는 부인이 부르는 '아저씨'가 자신이란 걸 뒤늦게 알고 고개를 돌렸다. "이거(일회용 종이컵) 어디에 버려요?" "(그걸 몰라서 묻나. 쓰레기통까지 가기가 그렇게 귀찮은가….) 이리 주세요." ㅂ씨는 휴게소 미화원으로 일한 지 이 날로 꼭 한 달째다. 그런데도 '아저씨'란 호칭이 낯설다. 지난 27년 동안 '신부님'이란 ㅂ신부.
그의 신분을 아는 사람은 주변에 한 명도 없다. 기자의 '기습'에 깜짝 놀란 그는 "아무도 모르게 하는 일인데"하며 사람들 눈을 피해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사람들 사는 게 점점 힘들어 보여서 삶의 현장으로 나와 본 거예요. 난 소신학교 출신이라 돈 벌어본 적도 없고, 세상 물정에도 어두워요.
신자들이 어떻게 벌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 장만하고, 교무금을 내는지 알아야 하잖아요." 그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소위 '빽'을 경험했다. 농공단지에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갔는데 나이가 많아 받아주는데가 없었다. 아는 사람이 힘을 써줘서 겨우 휴게소 미화원 자리를 얻기는 했지만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란 걸 피부로 느꼈다.
그는 출근 첫날 빗자루를 내던지고
그만두려고 했다. 틈도 없이 바쁘고 힘이 들었다. 아저씨 드시면 되겠네" 차림이었다면 그 여성이 어떤 인사를 했을까요?
ㅂ신부는 분에 넘치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120만원 받으면 많이 받는거냐, 적게 받는거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10만원 넘는 가격표가 붙어 있던데…"라며 중반 가장이라면 그 월급으로 생활할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다. 건축기금까지 낸다"며 "이제 신자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얘기했는데 청소부로 일해보니까 휴지는 휴지통에, 꽁초는 재떨이에 평범한 일입니다. 바랄 필요도 없죠. 그게 참사랑입니다." 받던 신부가 온종일 사람들 앞에서 허리 굽혀 휴지를 주우려니까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웃었다.
보내고 휴식 같은 강론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치라고 말했다. 미화원이라면 절망의 한숨을 쉴 것입니다. 생계는 당장 어떡하고. 그래서 사치스러운 체험이라는 거예요." 걸려서 그런 것 같다. 몸을 깊숙이 숙인 채 고속도로 휴게소를 청소하는 ㅂ신부. 알게 모르게 젖어든 타성에서 벗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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