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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는 어쩔수 없는지 한가위 둥근달에 비치는 가을 이야기는 성큼 우리 가운데 다가와 벌써 가슴이 저밀듯 풀벌레 소리에 젖는다.
뒷 뜰 감나무 가지가 서늘해지더니 붉은 잎으로 천식기침을 하더니 제풀에 떨어져 낙엽져 내리고 해소기침 같이 하는 늙은 호박하고 이웃하고 서럽다.
아직도 푸르디 푸르다고 젊음을 자랑하는 이웃에 사는 밤나무가 헛웃음을 웃다가 그만 밤송이가 벌어져 아이구 알맹이를 떨구고 말았다.
진모래 득심골에도 가을바람이 선듯 분다 싶더니 벼이삭은 영글어 머리숙이고 우렁이 청정농사로 메뚜기와 사마귀가 서로 다투어 뜀박질하는데 누가 죽던말던 바닥을 훒고 다니며 누우렇게 익어가는 벼이삭과 동무하고 노닌다.
누엿뉴엇 짧아진 가을해가 지고나면 넉넉한 둥근달로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은 월영교 나무다리에서 보는게 제 맛이라고 앞뜰에 온동네 사람들이 모두모여와 붐빈다.
나는 우리집 앞뜰을 내어주고 낙강 두물머리 강변을 산책하며 두둥실 크게 떠오른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보름달을 보며 걷는다.
길에서 길을 물으며 가는 가을을 세고 있다.
이 가을이 또 가을앓이로 와서 가슴을 져며 오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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