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town, new york
미국에 대한 느낌 20가지 김성식
미주리 주립대학교(Columbia 캠퍼스)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2009년 8월부터 2년 동안 미국에 체류하면서 느꼈던 점을 20가지의 주제로 적어 본다.
미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크고 넓은 나라다. 그 넓은 땅에 쓸모없는 땅이 별로 없다. 사막과 산림지대가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땅은 언제든지 활용 가능할 정도이다. 멕시코나 캐나다와 비교 할 경우 더욱 그런 생각이 들고 신이 축복한 나라다.
2.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은 건국된 지 300여년이 지났고 독립전쟁, 남북전쟁, 9.11 테러 등을 거친 나라로 넓은 국토 위에 역사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링컨의 경우를 보면... 출생지인 켄터키 주,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 주에는 링컨의 흔적이 많고 곳곳에 링컨 관련 공원과 박물관이 있다. 게티스버그 전투 장소는 널찍한 자연 공원이자 역사적 장소이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기록으로 사소한 것 하나도 역사로 만들어 기록하고 있다.
3. 정이 없다
한국의 독특한 정(情) 문화가 미국에는 없다. 대표적으로 회식문화를 들면 회식이 없을 정도로 적고 있다고 해도 피자 한 판을 함께 먹는 것이 전부다. 신입생 환영회도 피자로 충분하다.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삭막하고 미국에서의 생활이 건조하다.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는 얘기가 있다.
4. 질서가 있다
질서를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와 질서를 부르짖어도 질서가 통하지 않는 나라는 선진국이냐 아니냐의 차이다. 떼 법과 목소리 크기로 승부 짖지 않고 논리와 토론을 통해 질서가 정해진다. 주어진 질서는 지킨다. 질서에서 벗어나면 ‘왕따’를 당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멕시코에 갔더니 한국에 온 듯 했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있는 듯한 나라가 멕시코와 한국인데 미국 따라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듯 하다.
5. 재래 시장이 없다
미국에는 재래 시장이 없다. 모두 할인마트를 이용하고 Cosco, Wallmart, Hyvee 등을 찾는다. 한국의 남대문 시장 등 전통 시장의 모습은 찾기가 힘들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엔 농산물 시장(Farmers Market)이 열린다. 신선한 농산물을 얻지만 농산물 가격이 싸지는 않다. 가격 대비 경쟁력이 마트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6.. 먹거리 문화가 없다
김치만 해도 다양하고 음식의 종류가 수십 가지인 한국. 지역적으로, 계절적으로 음식이 다르다. 그만큼 먹거리가 중요했고 배고픔을 겪어서, 물자가 부족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선 먹거리 문화를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문화다. 먹거리는 부차적인 듯 피자 한판으로 저녁이나 점심을 해결하기 때문에 비만 양산으로 직결된다. 도처에서 뚱뚱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어느 도시에 가든 중국식 뷔페가 있어 패스트푸드에 지친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한국의 음식 문화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데...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경제성이 떨어져서 일까? 아쉬운 부분이다.
7. 물가가 싸다
마트나 아울렛 등에 있는 물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저렴하다. 중국산 제품이 많고 조악한 품질이 있기는 하지만 저렴한 물가가 매력적이다. 도심지는 상대적으로 비싼 듯하다. 서울의 물가는 고통스럽다.
8. 도서관이 도서관답다
한국의 도서관은 개인 열람실이다. 책을 빌리기 보다는 조용히 공부하는 곳이고 집에서 공부하기 어려우니까 찾는 곳이다. 하지만 미국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곳이다. 도서관은 모든 연령대를 위한 곳으로 여러 사람이 논의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 미국의 도서관은 사랑방 같은 곳이다. 미국의 도서관이 맘에 든다.
9. Elite가 지배하는 나라
미국은 엘리트가 지배하고 있다. 엘리트를 지도자로 뽑고 나면 인정하고 따라준다. 대다수 국민은 소수의 엘리트가 따르는 곳으로 향한다. 정치적 이슈는 관심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중앙(워싱턴 D.C)의 이슈보다는 현실적인 과제를 우선시 하는 듯 하다.
10. 약자 배려의 나라
어느 곳을 가든 약자가 우선시 된다. 어린이와 임산부 그리고 노인들을 배려하고 양보한다. 장애아도 보통 사람처럼 대한다. 장애 없는 시설물(BF, Barrier Free)은 기본이고 유모차나 전동카트를 이용해 어느 곳을 가더라도 불편함이 없다.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보통 사람처럼 편안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요즘 많이 개선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11. 자동차의 나라
가까운 곳도 걷지 않는다. 자동차 없는 미국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다. 대부분의 가정은 자동차가 1대 이상 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음식 등을 주문하는 Drive-through 문화가 발달했다. 따라서 대중 교통이 덜 발달했고 대중 교통은 한국 특히 서울이 앞서 있다.
12. 쿠폰의 나라
쿠폰을 잘만 이용하면 좋은 나라가 미국이다. 우편물이나 광고지를 통해 손쉽게 쿠폰을 접할 수 있고 학교 기금 모집의 일환으로 ‘쿠폰 북’을 활용하기도 한다. 음식점이든 상점이든 쿠폰을 가져가면 1불 이상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 적립 보다 할인을 받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13. 스포츠의 나라
심심한 미국을 흥분시키는 것은 스포츠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가 공존한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가까이 한다. 공부도 하면서 운동을 만끽한다. 특히 미식축구는 미국을 술렁케 하고 대학 미식축구 개막식에 ‘스텔스’기를 띄워 축하를 해줄 정도다. 어느 경기장에 가든 관중들이 꽉 찬다. 가족과 동료 그리고 학생들이 응원하고 스포츠가 일상화되어 있다. 미국은 스포츠에 대한 토양이 다른 듯하다.
14. 가정 우선의 나라
일 우선의 나라인 한국과 가정이 우선시 되고 있는 미국. 퇴근 후엔 집으로 향한다. 퇴근 후 소주 집으로 몰려가는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업무 시간 내 모든 것을 집중하기 위해 점심도 간단히 해결한다. 업무 중 사적인 업무는 보지 않고 퇴근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9시면 아이들 취침 시간. 주말엔 가족과 함께 지낸다. 가정이 일보다 우선이고 야근은 사절.
15. 환불의 천국
할인마트나 아울렛 등에서는 환불이 쉽다. 과일을 먹어본 후 맛이 없다고 하면 환불을 해준다. 물론 영수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정기간 물건을 사용하다가 맘에 들지 않아도 반납이 된다.할인 시즌이 오면 할인 전에 구매한 상품을 환불하고, 다시 할인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한국에선 환불이 쉽지 않다. 미국에선 물건 파는 사람 책임이지만 한국은 구매자 책임이다. 소비자는 왕이 아닌 것이다.
16. 무서운 경찰
미국 경찰은 엄하다.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5분 이내에 경찰 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현장에 도착. 과속에 걸리면 경찰차가 뒤따른다. 경광등이 눈부실 정도로 밝고 운전자는 차에서 내릴 수 없고 차에서 대기해야 한다. 잘못하면 총알받이가 된다. 파출소에서 경찰에게 행패를 부리는 모습은 상상 할 수도 없다. 미국의 경찰은 강력한 법치 질서 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통치권 또는 공권력이 민주적으로 정당화 되고 뒷받침 되어서 일까?
17.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동차를 보라. 카시트를 장착하지 않고 다니면 즉시 경찰에 적발되고 상당한 벌금을 내야 한다. 에어백은 기본이고 공기 압축 장치(TPMS)도 효율적이다. 운전 중 TPMS 경고등이 켜져 타이어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교체했다. 귀국해서 TPMS 장착 차량을 찾아 보았다. 현대 아반떼 자동차는 최고 등급의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과 다른 점인데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은 에누리가 없어야 한다.
18. 골프는 대중 스포츠
골프는 야구 등 여러 운동 중 하나다. 자연과 함께, 동반자와 함께 하는 운동이 골프다. 내가 있던 도시엔 저렴한 Public Course가 2개나 있다. 1년 연회비가 650불이고 1회 운동할 경우 30불 내외다. 공중파 채널에서는 골프 경기를 생중계 해준다. 미국 국민들에게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 운동중의 하나다. 한국에서는 20~30만원 이상 있어야 가능한 운동인데 속히 거품이 빠져야 할 것이다.
19. 참전 용사에 대한 존경
2개의 전쟁을 겪고 있는 미국은 참전 용사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 나라다. 스포츠 행사나 공식 행사를 할 때 참전 용사와 그 가족에 대한 소개를 하고 진심 어린 박수가 함께 한다. 박물관 등 공공장소에서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사회적으로 참전 용사를 배려하는 분위가 맘에 든다.
20. 부러운 대통령 기념 도서관
전직 대통령에 관한 예우가 상당하다. 아칸소 주에 있는 Clinton 대통령 기념도서관(Presidential Library)은 방문객으로 넘친다. 인기가 없던 대통령 기념관도 관광객이 즐겨 찾고 있다. 대통령 업적에 대한 정치적 이해 관계가 덜하고 전직 대통령을 역사적으로 평가한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고뇌와 노력을 인정하는 듯 하고 대단히 부럽다.
< 옮겨 온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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