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년 세월을 지나고 다시 봄 지나 여름, 그리고 가을, 그것도 아주 늦은 만추의 계절,
우리는 원주,신림에 있는 용소막 성당, 루르드의 성모성당에 와 있다.
가을이 익고 무르익어 온 산하가 갈색의 만추를 스켓치하고 있는 강원도에서 세번째 이름으로 불리는 용소막 성당에 와서 성당의 고즈넉한 모습과 아름다움에 취하고 또 멀~리 가까이 펼쳐보이는 가을 풍경에 홀려 우리는 그저 감탄사만 흘리고 있는 것이다.
마침 지난주 성전복원 감사미사를 드렸다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백년의 세월을 어디서도 읽을 수 없을 만큼 너무나 깨끗하고 말끔하게 다듬어 가꾸어져 있다. 문화재 보수공사를 하느라 연지곤지 찍고 바르고 예쁜 모습을 하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저번에 봤던 어딘가 조금 허술하고 자국이 여기저기 남아있어 조금은 안스럽고 그러면서 고향을 느끼듯 편안하고 친근한 그런 성당이 더 익숙한데 말이지...
마치 성형수술을 하여 고친, 아주 예쁘긴 하지만 어딘가 생경하게 느껴지는 아낙을 만난듯 성당을 쉽게 들지 못하고 나는 이리돌고 저리돌면서 차라리 말없이 바람에 잎파리를 맡겨 이리 흩날리고 저리 떨어져 내리는 느티나무의 그늘아래에서 안식을 느끼고 있다.
세월은 그저 화려하게 아름답지만 디카로 스켓치 해보는 가을 경치는 눈물겹도록 시리게 아름답지만 너무 아름다와서 오히려 주님이 마음에 담겨 있지 못하고 성당 마당에 서성이시는 건 아닐까 싶다.
성당 뒷켠에 조용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루르드의 성모님이 주보인것을 깨닫게 해주어 촛불 하나 켜 밝히고 간절한 기원하나 빌어보고 돌아섰다.
성당은 이리도 곱고 아름다운데 우리 마음은 왜이리 가을에 유혹당해 그저 혼란스럽기만 한건지 ?
길에서 길을 묻고 가을에게 물어본다.
너는 어디 있는가 ?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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