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완도군 보길면 세연정(진구.작품)

아까돈보 2009. 11. 18. 20:35

 

 

 

 

 

 

 

동기친구들이 비행기타고

발리로 여행을 갔는데,

나는 내 차 타고,

 남도 한려수도를 한바퀴 휘~ 둘러보고 왔다.

 

서너번 찾아갔지만 이런저런 사연으로

매번 아쉬움으로 간직해왔던

보길도, 세연정을 보는게 그 가운데

제일 기다려지는 설레임이었다.

 

원래 여행이란 가기전에 마음 설레이는게 진미이고

다녀와서 곱씹는 추억이 진면목인데,

이번에는 웹에 올려진 인터넷 정보도 찾아보면서

세연정 에서 만나는 고산장 윤선도가

나를 가슴 떨리게 마음 설레게 하는것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이란 그게그거고

그것조차 드레그 금지가 모두 걸려 있어 짜증나게 하였다.

좋은 사진일수록 나누어 가지면 좋으련만

모두가 작가라고 제것만으로 잠겨있어 화가 났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남다른 사진을 찍기로 했고

평소 내 마음이 담긴 시선으로 그 집의 주인의 마음을 읽는

그런 눈으로 볼 예정이고 찍은 사진은 누구나 퍼 쓰도록

마음껏 퍼 가도록 할 예정이다.

 

우선 평소에 나들이에 길들여져 있는 나이지만

어느집이나 바깥에서 방문객으로 나그네되어 들여다 보면서

겉 껍질만 쓱~     맛보다가 마는데

사실은 그 집 주인공이 앉아, 혹은 누워있는 그곳에서

잠깐이나마 주인의 마음과

주인의 눈높이로 내다 봐야 옳은게 아닐까?

 

해서, 나는 출입제한 표시가 있음에도

누마루에 올라 찬찬히 세연정 기둥사이에 펼쳐져있는

수백년 세월을 읽고

 고산 윤선도를 닮은 눈이되려고 노력했다.

 

역시, 역시나 감흥과 느낌이 다른것이다.

우선 펼쳐진 그림이 남다르고

땅에 떨어져 추해진 동백꽃잎조차도

서정주의 시 가 되어 선운사 에서본

동백 작부의 흐트러진 입술연지조차도 보이는게 아닌가?

 

영양 입암의 서석지 연당의

외정과 앙증맞은 연지가 좋았다면,

담양 소쇄원의 시원한 골짜기 바람이 스치는

 정자의  처마가 이뻣다면,

이곳 세연정에서 느긋하게 바라다본

비홍교 넘어 물빠진 연못의 눈물자국조차

나그네는 수백년을 오가며 역사에서 삶을 배운다.

 

다~ 쓰고 죽으라고!

이렇게 삼천리길 머나먼 길 마다 말고

시간을 쭉~ 잘도 쓰고,

오다가다 먹는,   남도 푸짐한 밥값 아끼지 말고

돈도 다 세월에는 소용 없다는걸...

그리고 남다른 걸 갖고 있는게 하나라도 있거든

그것마저 깡그리 아낌없이 쓰고 버려

저렇게 처절할 정도로 아플만큼 처연한 풍광으로 남아

이렇게 오가는 나그네에게

가슴 후벼파는 감동으로 젖어드라고.....

 

친구들이여 !

이렇게 사시게!!!

넉넉하고 편안한 ,_

 

우리에겐

써도써도 다 못쓸

시간도, 돈도, 재주도, 남다른 그 무엇도

넘치게 많이 갖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