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이 엄마 김수미씨가 남도의 남해땅을
눈물이 날것같이 아름다운곳이라고 평했다지요?
나는 눈물보단 가슴에 잔잔한 정겨움이
자글자글 보글보글,
지지고 뽁고 끓여먹는 할머니 밥상을,
특히 뜸북장 (청국장 )을 구수하게 맛보고
뒷맛을 느끼는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사람들이 휴가를 간다면서
모두가 남해로 몰려가는걸 보고
도리혀 나는 남이 가지 않는곳으로 가길 원했었다.
그러나 남도땅을 휘~ 한바퀴 돌면서
남해를 빼놓는 것이 무엇해서
별 기대를 하지않고 들린 이곳에서
오히려 잊고 살았던 나의 떠나온 고향을 떠올리기라도 한것같은
오히려 남다른 따사로운 정을 느꼈다면 이외라면 이외였다.
전에 지천으로 깔려있던 농촌의 풍경이었던
다랑이 논의 정겨운 논두락 곡선이
농경지 개량화로 모두가 획일적인 직선으로 바뀐 요즈음
머언 남도땅 , 그것도 남해 바닷가 벼랑논에서 그걸보고
옛 어려웠던 가난한 고향 논두렁을 거니듯 느낀것이라든지,
산비탈에 연이어 지어진 독일마을 에서
유럽 시골 산촌의 이국적인 풍광의 그림으로만 보던
달력그림을 만난것은 이외라면 이외일것이다.
그러나 직접 들여다본 그곳에선
파독간호원의 눈물이 보이고
늙어 돌아와 고향에서 펜션민박도 하면서
놀러온 요즈음 아이들에게
배고팟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건
매마르고 축늘어진 할머니 젓을 조물락거리며
횟내나는 할머니 무릅을 베고 누워 듣는
옛날 이바구 보다 더 절실한 옛이야기가 될것이다.
미담이라 이름지은 저녁밥집에서 만나는
남도 바닷가 주인의 반가운 인사나,
회나무집이라고 이름하는
아침 해장국집 부엌에서 만난
커다란 무쇠가마솥의 핏국을 먹으면서 느끼는
주인 아주머니의 소박하면서 투박한 사투리에서
진한 정감을 느끼는건 나그네되어 떠도는
우리만의 소회는 아닌 모양이다.
올해 남해의 각종 관광꺼리가 힛트를 치고
대박이 난걸 보면...
우리가 이렇게 나그네로 여유를 즐기지만
거기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아직도 못 봤던 사연이 묻혀 있었네! 하고
연신 놀라고 깜짝 반가운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 그래서 우리가 여행하는 맛이 나는것이지.
이 맛을 우리친구들도 아는지 몰라. 알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