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해남, 녹우당(진구.작품)

아까돈보 2009. 11. 21. 22:30

 

 

 

보길도 세연정을 다녀왔다니까

녹우당은 안갔나? 하고 친구가 물어왔다.

그럴리야! 

 

녹우당에서 무얼보고

무얼느꼈느냐고 물을 것이다.

 

나는 엉뚱하게도,

해남 땅, 녹우당에서 본것 가운데

정말 엉뚱하게도 내 눈을 잡아 묶은건

땅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낙화였다.

 

왜 그렇게 그게 인상적이었는지는

나도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

 

언젠가 고창 선운사를 갔더니  들어가는길에

미당 서정주 의 시를 적어뒀는데

그가운데 동백에 대한 시어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땅바닥에 지는 동백에 대한 것이어서

그게 생각났던건지....

 

어찌된 사연인진 나도 모르겠으나

화려한 옷으로 우리를 맞는 은행의 커다란 반가움보다,

 

돌아나오면서 눈여겨 본 소나무 둥치에서 느끼는

고산 윤선도의 가물가물한 연상보다도,

 

나의 뒷덜미를 잡아 끄는건

몇떨기 피어난 동백꽃의 수줍음과

땅바닥에 내동댕이처져서 흩어져 밟히는

여기저기 그저 밟히는 동백의 낙화였다.

 

이 강열한 인상은 나중 만나는

보길도 세연정의 동백에서도 어김없이

나의 마음을 도려내고 후벼파서

며칠을 지난뒤인 지금까지도

아리고 쓰린게 예사롭지 않다.

 

친구들이야 이런심정 알겠냐마는

그래도 그 핏빛에서 꽃그늘져

담장에 기어붙은 담쟁이 붉은 잎에서조차

동백의 붉은 멍을 보았다면

그대도 조금은 느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