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안동, 유가전통건강숲(진구.작품).

아까돈보 2010. 3. 7. 13:23

 

 

 

 

 

 

 

 

절기로 경칩날,

토요 주말 나들이를 나섰다.

 

우수,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도 봄빛이 된다고 했지요.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어 봄의 전령으로 바깥구경을 나온다는데

봄비가 내리는 주말 오후는 고즈넉하기까지 하다.

 

오늘은 친구들에게

내가 사는 이곳의 산책길을 소개하려한다.

그리고 작년에 조성한

유가 전통 건강숲을 함께 산책할 예정이다.

 

이미 여러번 소개한적 있는 우리집 정원엔

자그마한 다리가 놓여 있는데

그것이 월령교라는 유명한 나무다리이다.

내가 산책하는 첫머리에 놓인 다리이기도 하다.

 

며칠전 정월 대보름엔

이 다리에 있는 월영정에서 바라본

안동호반에는 달이 여섯개나 떠 있었다.

 

하늘의 둥근달은 말할것도 없고

호반에 담긴 고즈넉한 달과 함께

술잔에 동동뜬 달, 그리고 건너다본

그대 두 눈동자에 고인달,

그리고 내 마음에 소중하게 모셔진 달까지.....

 

달 뜨는 강변에 옮겨진 선성현객사 를 돌아

 석빙고까지 돌아나오면

옹기종기 초가들이 정겨운 민속촌 야외 경관지가 나오고

이 그림같은 강안 풍경을 안고 돌아가면

성곡동 가파른 길에 연이어져 있는

KBS 영화셋트장, 그리고 고가옥 박물관 고옥들이 있고,

그 끄트머리에 새로 유가 전통 건강숲이 잇대어져 있다.

 

유가 건강숲엔 정말 우리집 외정답게

그리고 천년을 준비하며 백년주추를 놓는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답게

굽이굽이마다 활인심방이나 논어구절을 명상하는 고갯길이 있고

그 아랫평지엔 동산서원이라는 이 지방에선 보기드문

새로 조성된  潁陽  千氏 중시조 千萬里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서원인데 마침 이쁜 아가씨가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금년 6 월 부터는 2, 4 주 토요일 밤마다 이곳에서

450 년만의 외출이라는 원이엄마 이야기로 된 무지컬 공연을

상설로 하게 된다면서 그 쓰임새를 덧보태는 귀뜸을 해준다.

 

오늘은 내리는 봄비때문인지 오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

사색이 저절로 하늘로 닿는것 같다.

산머리에 있는 육자결 , 중화탕은

우리 친구들이 이곳을 찾으면 제일 좋아할것 같다.

물론 활인심방을 따라하다보면

저절로 퇴계 어른을 만나 호흡하게 되기도 할테고.....

 

이렇게 한바퀴 산책길을 돌아 나오면

탁 터진 호반의 넘실거리는 봄 물빛이 은빛너울을 만들고

그 사이로 겨울을 나고 있는 철새떼들이 원앙을 끼고 돌며

군무 춤을 어울려 추고 있다.

 

다 이렇게 사색하는 유가 건강숲까지 산책을 끝내면

배가 출출해지고 목이 칼칼해질라치면

안동댐에서 잡힌다는(?) 간고등어로 정식을 시켜먹든지

아니면 양반들의 야식 으로 깜짝 밤참을 먹었다는 헛제사밥을 먹고,

 안동에만 있다는 매운 핑크빛 식혜로 입가심하면

신선이 되고 노장자의 소요유를 그대로 하는게 되지.

 

우리 친구들 오늘도 약이 좀 오르겠다.

나는 맨날 이런곳에서 사유하면서 살아가는데

뽁닥거리는 아파트, 다운타운 자동차 매연과 살아갈테니...

 

오너라 봄이 되었으니!

이곳에 와서 휘~ 한바퀴 돌고

묵은 떼 벗기고 함께 거~ 하게

쓰죽하며 살자구나!

 

봄이 오는건 그대에게

설레임을 바람으로 전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