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안동 성진골이 미술골목으로 바꿔져(진구.작품).

아까돈보 2010. 2. 24. 16:58

 

 

 

 

 

 

 

 

 

 

내가 졸업했던 동부 초등학교를 찾았다.

 

주변동네가  법원 검찰청, 군청, 경찰서, 소방서

그리고 전매청,세무서,전화국 등으로 꽉차있고,

관사와 고급주택으로 줄비하던 이곳이

새로 개발된 강남, 옥동, 용상등으로 흩어져가고

따라서 주택도 변두리 아파트로 집중되면서

텅텅빈 공동화 현상을 가져와

이제는 쓸쓸한 빈 공간이 되어간다.

 

따라서 학생수도 한학급이 겨우 유지될른지 모를

초미니 폐교대상 학교가 되어있다.

 

그렇게도 커보이든 운동장은 손바닥만하게 보이니

나도 이젠 속절없이 늙어진 모양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 추억의 학교가 주인공이 아니고

그 옆으로 산비탈에 등지고 사는 성진골 이야기가 주인이다.

 

안동에서도 첫손 꼽히는 가난한 달동네의 대명사가

이곳 성진골일진데 거기에 가서 살고 싶다는 분이 있어,

 

오늘은 안동대학에 종신하다가 이제 몇년 뒤

정년을 하고 이곳에 이사와 말년을 보냈으면 하는

친하게 지내는 교수 한분이 있어

이 동네를 돌아보려 나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를 깜짝 놀라게한 마을 경관이

우리를 반기고 있지 않는가?

 

바로 성진골 길섶 미술로 꾸미기가 

너무나, 너무나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우선 들어가는 학교 입구부터 우리를 흥미롭게 하였다.

 

 

 

  

 

 

 

이어서 골목을 들어서니 첫머리 건물 벽에

안동의 문화특징의 상징인 전탑이 그려진 건물이 나오고

이어서 학교담장에 마치 아이들이 교실뒷벽에 그려 붙혀둔

미술작품을 펼쳐놓은듯 오밀조밀 정겹다.

 

안내하는 교수 이야기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여

함께 그리고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뿐만아니라 작업하는동안 시켜먹었던

중국집 배달부도 그려져있고

커다랗게 그집에 사는 분을 주인공으로한

벽화도 빼어난 솜씨로 그려져 있다.

 

바로 이동네 사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고 주인공이되어 있는 것이다.

 

 

 

 

 

 

 

 

 

 

놀란 마음과 탄성으로 돌아본 마을 길섶은

바로 이것이야 하는 기분이다.

 

사실 그동안 거리 미술이라면서

다리교각이나  길가 벽면에 그려지는

꾸미기 미술에 반감이 없지 않았는데

마치 뉴욕 뒷거리 낙서를 보듯 기분도 좋지않았는데

여기서 보는 길섶 미술로 꾸미기는

정겹고 참 잘 어울린다.

우선 벽화 부터 보면

 

 

 

 

 

 

 

 

 

 

 

 

 

 

 

 

이 가운데 내가 제일 재미있게 보았던것은

마당에 심겨진 포도나무줄기에 덧이어서

바깥벽에 그 포도 잎과 줄기, 그리고 

포도송이를 그려놓은  연상이 참 좋게 보였다. 

 

쓰레기가 벼려져 보기흉할법한 곳에도

예쁜 나비가 날아다닌다.

 

그것뿐인가 작은 길가 정랑( 통시 )도

느닷없이 세워진 전봇대 기둥에도

보기 흉하게 쌓여진 불럭담장과 축에도

하다못해 가파른 골목 막바지 할닥고개에도

익살스런 강아지가 다리를 들고 쉬를 하고 있고

난간에 걸터서서 시내를 굽어 보고 있지 않는가?

 

벽에는 개구리와 고양이가 오르고 있고

꽃이며, 나비며, 곤충이 살벌함을 감추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돌아나오는 내 눈을 잡아끄는 건

동네 슈퍼의 잘 만들어진 간판이었다.

그래 이거야! 바로 이런 것이야 !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렇게 조금만 정을 가지고

다듬고 꾸미면 새 세상이 되는것을...

안동서 제일 이라고 손꼽히는

산동네 달동네 성진골 후미진 골목도

이렇게 아름다움이 넘치는

살러 오고싶은 동네가 된다니 말이지.

 

아! 이래서 이런 후미진 성진골 달동네로

정년한 교수님이 살러오고 싶어하는구나.

 

오늘은 참 기분좋은 나들이 했다.

참 좋은 .....

 

 

 

 

 

 

 

 

 

참고로 적어보면

안동대학 미술과 이 상무교수를 비롯해

이강준 책임 시행자분 과

박상희,고병섭,백형규,이정민

김정현, 김광현, 원종순,박미나

그리고 초등학교 학생들, 동네 주민들

모두 모두 수고, 수고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