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50 대라 카는데
친구들은 70 이라꼬
고희기념여행을 안동으로 왔다.
참 희안한 일이다.
내가 착각이 심한건지
친구들이 팍삭 늙어버린건지...
그래도 고향 지키고 산다고
날 보고 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깜짝 반가와 달려나갔다.
만나보니 친구는 친군데,
하나도 변한것 같지 않은데
70 이라카니까 70 은 맞는것이겠지?
사범병설중학교 동기들이 중심이되어
이왕이면 고희를 셀라면
친구들끼리 여행이나 같이 하면서
더더구나 고향 연고인 모교가 있는 안동에서,
한방에 자고, 한 밥상에 밥먹으며,
추억도 엮으면서,
청실홍실 이바구를 만들자는 취지라는데,
참, 늙어가면서 철이 드는지
그 발상이 기특하고,
또 그렇다고 40 명이나 따라 나선걸보면
구광길 회장과 안 부 부회장, 김정탁 총무
김정희, 이영자를 비롯한 심부름꾼들이
알뜰하고 열심한걸 친구들이 알아보았던 모양이다.
친구야! 반갑고 반갑다!
그리고 축하하고 박수를 보내며
부라보! 부라보!!!
그래도 고향에 관심은 있어
도청이 안동 온다니까
거기도 가보고
다녔던 학교가 시청으로 변해 있지만
옛교정도 가보고,
소풍갔다면 몇번씩을 갔을
그 < 하이마 > 솔밭에 있는 고려정 그윽한 곳에서
함께 늙어가면서 이렇게 만날수 있어 행복한 은사
이 수창 선생님도 초대하여 반가움도 키우면서,
촛불밝혀 생일축하 노래 부르고,
케이크 자르며, 잔을 부딛치며 건배하고,
70 년 살아왔던 장~ 한 세월을 한꺼번에 박수치며
서로 마주 보며 축하해 주는데
세상에 이런 고희 잔치 보았던가?
오는 길이 싱거울까
병산서원을 들렸는데
아무도 아는이 없어 마음껏 거짓말해도
들통날일 없어 편해진 나의 너스레를
재미없어도 < 말은 잘한다 > 하면서 추임새까지 넣으며
왁자지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새카만 교복을 입은
중학생 시절로 되돌아간것 같아진다.
그래서 불알(?)( 외설이 될라???) 친구는
50 년만에 만나도 그시절 그대로 그저 미덥고 이물없어 좋다.
천세창표 식혜를 나누어도
입맛은 평생간다고 하면서 잘도 먹고
안동 동기친구들이 마련한 찰떡도
허성해진 이빨을 걱정하면서도 잘도 먹는다.
오 호 이렇게 세월을 멈출수 있었으면...
오는 늙는길 가시로 막고
느는 백발을 막대로 내리쳐도
꼴까닥 70 고개는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성큼 여기에 질러왔네 그려.
저녁을 먹고 거나해서 나선 마당에
솔바람 소리 신선하고 가지 끝에 달랑 메어달린
똥그란 보름달을 보며 흰소리를 하였다.
봐라 ! 황평아! 안동엔 매일 삼백육십육일,
저렇게 달은 보름달로만 뜬단다.
서울에는 없제? 서울엔 쬐그만 초생달로만 뜨제? 했더니
워낙 넉넉하고 보기좋은 너털웃음으로 소문난 친구는
진구야! 달이 여섯개 뜬다는데 어디어디 뜨노? 한다.
그래서 대답하기를
네 첫사랑, 가시나의 두 눈동자에 두개로 떠오른 달은
벌~ 써 저~버리고 말았니~라.
그래서 니는, 여섯개 틀렸버렸느니라...
허, 허,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