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나 아까와
나들이를 나섰다.
오늘은 낮에 달이 뜨고
밤엔 해가 떠오른것 같았다.
보름달로 떠오른 밤하늘엔
너무나 맑고 깨끗해
흘러가는 구름조각이 슬라이드로 떠올라 보이고
하늘에 동무해서 두둥실 떠있는 구름조각이
마치 가을 쪽빛하늘에 솜털같이 깨~엥해 보인다.
낮에는 산이 끝나는 자리가 마치 칼에 베인듯
하늘과 어깨동무하듯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너무나 또록또록 맑아 보여서
햇빛조차 빛을 잃고
마치 고즈넉히 떠오른 달과 같이 외롭게 떠 있었지....
의성 사곡땅에 작약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길래
좁고 구비진 길을 이리저리 ?다가
어디로 연결된 길인지도 모른채 넋을 빼앗기고 돌다가
길안 땅에 들어섰다.
며칠전 부산 촌 사람들이 안동을 다녀가면서
길안 묵계의 만휴정은 얘기 듣던것 보단 별로 였어 하길래
이상한데? 왜 그렇게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했지?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나서
만휴정에 다시 가기로 했다.
하늘은 맑고 깨끗하여 거울같이 땅을 비추듯 마~알 같고
생채기 날까 겁날 지경으로 고운 자태 그대로고
산천은 새롭게 다려 입듯 초록옷으로 갈아입어 빛나게 눈부신데
엇그제 내린 적잖은 빗물로 계곡물이 불어올라
폭포도 제대로고 계곡도 계곡답다.
더더구나 옥이 또르르 굴러가듯하는 물흐르는 소리는
골마다 빛깔을 달리하고 목소리를 달리해 울고
그 장단에 맞춰 산새도 음정맞춰 울어예는데
아니, 신선도 이 풍광에 반하여 밤낮을 구별못하고
풍류에 취하여 정신을 놓을 정도인데
뭐가 어째서 별로라고 했단 말인가?
아하! 맞아 그래 그랬지!
< 물좋고 정자 좋고 > 라 했는데-
맞아 그땐 가물어 물이 없었댓지?
그러니 폭포도 말라붙었고 계곡의 멋진 합창도 없었을테고
더더구나 물빛도, 산새 소리도
어디하나 제대로일 수가 없었겠지?
허나 지금은 어느것 하나
감탄사를 달지 않을수 없을 것이니
역시 산세도 물빛도 사람을 골라서
보여줄것만 보여주는 모양이다.
해운대 푸른 바다가 눈에 익은 부산 친구들이
쫄~ 쫄~ 비단을 풀어가며 울어대는 계곡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들을리 없었을게고
그저 철석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려 했으려니...
쯧 쯧 쯧!!!
자 부산 친구들아!
내가 모아온 그림들을 훑어보렴.
그러고도 풍류가 일지 않으면 할수없는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