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구두에 얽힌 사연(진구.작품).

아까돈보 2010. 8. 14. 00:28

 

 

 

 

 

 

 

언제인가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때

동행했던 친구가 내 구두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알듯모를듯한 표정으로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아니,  아무것도 아냐  한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지난 어느날,

급하게 나를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명품 구두 하나를 나에게 쥐어 주었다.

일본여행에서 다 떨어진 자네 구두를 보고

친구가 되어 구두하나쯤 선물하고 싶었다는 얘기와 함께...

 

나는 편해서 신고 갔는데

헤진 구두가 친구가 보기엔 조금 안스러웠던 모양이다.

궁해서 그런게 아니니까 웃으면서 농도 나누면서 흘려보냈지만

사실 나는 좀 무관심한다는게 너무 지나치고 내가  편하면 되었지

남이 어떤 생각으로 나를 볼까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때 그랬다.

아니 뭐가 어떼서?  새 구두가 없는것도 아니고

버리기에는 조금 아까운것도 사실이니

산에 산보 가거나 흙길에 쏘다닐땐

이런 헌 구두가 더 요긴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얼굴 두껍게 웃으면서

<  사실 이 구두 때문에 다른 친구한테

이미 새 구두 선물을 받았던 이력도 있고

아이들이 새신 사 신으라고 봉투를 받은 적도 있었는데, --

그러니까  이 헌 구두가 자꾸 새끼를 쳐서

벌써 몇컬레의 새 구두를 얻었는지

보물구두란 말이다   >    하면서

웃고 넘기면서 지금도 때때로 신고 다닌다.

 

그런데 오늘 또 고급 명품 구두 한컬레를 얻어 신게 되었다.

 

몇주전 부산에서 사업을 하시는 박사장이 안동을 다녀가시면서

우스개 같이 구두 하나를 선물해야겠다면서

구두에 관한 상식도 설명해 주시고

요즈음 박 사장 공장에서 생산하는

기능성 구두 ( 일켯기를  마사이 구두 라고 하기도 한다 ) 하나를

 선물하시겠단다.

 

나하고는 오랫동안 만나 사귄분도 아닌데

마침 병산서원을 같이 거닐면서

 한가한 이야기로 웃고 떠들면서 정이 들었는데,

너무나 편하게 대해주셔서

오랫동안 사귄,   묵은지 같은 친구같이 여겨지던

참으로 편하고 너그럽게 보여져서 그냥 쉽게 친해져서

주신다는 구두도 덤석 받겠다고 했던 것인데,

 

아니,  뜻밖에 오늘 그 구두를 직접 전해주시러

안동에 오셔서 직접 신겨 보기도 하고

서근서근 설명도 해주어서

아뭇소리도 못하고 그냥 얼굴에 철판깔고

명품 구두를 받아 신었다.

 

스위스 특허의 신발에

박사장님이 개발한 바닥 중간재의 특허를 더하여

정말 과학이랄수 있는 첨단 명품 기능 구두를 얻게된 것이다.

 

어찌되었건 나는 신발 복 하나는 타고 난 모양이다.

몇컬레의 구두를 비롯해서 떨어질만 하면

어디에선가 새 구두가 생기곤 하니까 말이다.

 

마침 허리가 아파 걷기도 불편한 요즈음,

마치 박 사장이 나를 들여다 보듯이

마춤 구두 하나를 내 발에 맞춰 갖다주니

이런 홍재가 또 어디 있는가 말이다.

 

사실 쓰죽하며 살아가다 보니

그저 생각을 좋게 해서 그런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또 좋은 일도 연이어 생겨나고,

 

계절마다  이렇게 공짜로 선물도 많이 받게 되니

이것이 쓰죽하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박사장도,  사실

부산에서 사업하는 병중  동기생  임 사장으로 인해 알게 되었는데,

 

봉재업을 경영하는  임 사장은 고급 봉재품을 선물로도 보내주는데

몇번을 받고 보니 사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집사람이 남에게 너무 큰 신세를 지는걸 항상 못마땅해 하는데

당신은 어째서 맨날 얻어만 오고 주는건 없으니

혹시 부산에 애인이 있는건 아닌가 하면서 의심까지 받는 처지가 되었다.

 

어릴쩍 친구도 애인은 애인이니,

그리고 이런 박 사장 같은 분도 짝사랑이라도 할만큼 매력있는 친구이니

주변에서 보면 의심쩍을만도 할것같다.

 

사설이 길어졌지만

우린 이렇게 자기 가진걸 나누는 재미로 사니까

그게 쓰죽이고,  그게 쓰죽 총재의 지론이니,

 

친구들이여!!!    가진게 있으시거든,

무엇이든지 나누시게나!

 

그것이 물질이든 마음이든지 간에....

 

나 같이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사람이라면

시간이라도 나누어 가지고

정이라도 나누어 가지면서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