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후포에서 1박 2일 (진구/作).

아까돈보 2012. 6. 13. 22:35

 

 

 

 

 

 

 

 

 

 

 

곰삭고 잘 숙성된

묵은지 같은 이웃이 있다.

 

40 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마음만은 청춘인

7, 80 대 청년들이

후포에 모여 1 박 2 일을 하였다.

 

우리는 안동성당의 3, 40 대 청년으로 만나

숱한 추억을 만들고 엮으면서 40 여년을 함께 하였고,

 

지금 7, 80 을 보내면서도 정을 놓치기 아까와

서울서, 부산서, 대구서 그리고 안동에서 모여와

1 박 2 일을 보내면서,

 

철없는 젊은이 같이 흰 소리와 뒷담화로

웃고 떠들며 밤을 새우고

그것도 모자라 이리저리 노니다가

헤어지기 아쉬운 발걸음으로

제각기 왔던길을 되 돌아갔다.

 

이렇게 후포로 몰려온 까닭은

후포 성당에 우리 평생 동반자가 되신

김 재문, 이냐시오 지도신부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곧 은퇴를 앞둔 원로 사제이시지만

우리와 같이 마음만은 청춘이어서

늘 언제보아도 젊고 활기차며

한결같은 정으로 우리를 반긴다.

 

사실 문경의 특강을 약속한터라

우리 모임에 함께 할수없던터지만

혹여나 연중행사를 망칠까봐

우리들 기쁜 분위기를 깰까봐

거짓말까지 하시면서 1 박을 함께 하셨고

우리들 몰래 살짝 문경을 가면서

전화로 끝까지 재미있게 놀다 가라고 배려하시는

그런, 우리에게는 평생 묵은지 같은 친구가 되어 주신다.

 

회장 안 종배 교수 ( 전, 안동대 음악과 교수 )는

한결같은 인정으로 우리를 묶어주고 있고

이번에 간사장을 맡은 송 정웅 (농협근무)친구는

여전한 부지런으로 두레를 깔끔하게 하여

우리를 편하고 기분좋게 만들고 있는데

어디 우리같이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야 할것이다.

 

언제나 약방의 감초같은

밥상에 종바리 간장이나 양념같은 역활을 하는

백 운성 친구는 늙바탕에 신수가 터진 복 늙은이로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봉침>으로 우리를 한바탕 속을 뒤집어 놓고 웃게 만든다.

 

돌파리 어깨넘어 배운 의술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우리 동지들을 호려가지고

다 늙어 어디 아픈곳이 없는 종합병원 신세인

어부인들을 부끄럼없이 등을 까뒤집게 만들고

허벅지와 종아리를 걷어 부치게 만드는데

봉침 효과인지 기분좋은 넉살효과인지

아픈게 잘도 낫는다고 한다.

 

이런 그를 보고 저사람 성당안다녔으면

어디 산 어름에 머리깍고 들어앉아 도사가 되거나

어느 도회지 뒷골목에

유,불,선,통, 교  사이비 교주가 되어 있을거라고 농을 하는데

모두다 고개를 끄덕이는걸 보면 맞긴 맞는 추측인것 같다.

적어도 돌팔이 의술하다 큰코다치는 일을 하지 않는것만도 다행이다.

 

언제인가 봄 소풍간다고 성당마당에 버스를 기다리는데

영구차 한대가 터덜거리고 올라와

누가 죽어 선종한 모양이네 하고 있었는데

문을 열고 내리는 사람은 당시 섭외부장같은 역을 하는

백 선생이라 -  그러면서 하는말,

성당다니는 사람들은 가리는게 없으니

관광버스가 없을땐 영구차도 괴염치 말고 타보래!

순사도 안잡고 돈도 싸고 얼마나 좋은데 - - - 하는 것이었다.

찜찜하게 할수없이 끌려탄 우리들은

하루종일 영구차타고 관광다닌 일도 있었지 아마....

ㅋ ㅋ ㅋ,  ㅎ ㅎ ㅎ

 

우리 이리 살았고,

우린 이렇게 지난세월을 함께 하였다.

 

벌써 천당이 좋다고 성질급하게 떠난 동지들도

한둘이 아니고 여럿이 떠났으며

아프고 싫프고 해서 모임마다 빠지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사노라면,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을것이니

그저 우린

주님 하나 믿고

그저 살아보는 게지 뭐 !

 

 

(  다음 속편에 울진,  북면성당 이야기와  신부님,

그리고 신계남,김상원 신부님 부모이야기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