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울진군 북면 성당 (진구/作).

아까돈보 2012. 6. 13. 23:47

 

 

 

 

 

 

 

 

 

 

 

보리가 여물어가는 6 월초,

삼복더위가 극성을 부리지만

이곳 경상도 북쪽 끝자락,

울진군 북면에 있는 북면성당에는

나의 맑은 마음과 밝은 기분때문인지

오히려 가을의 한자락을 밟은듯

깽~ 하고 쨍~ 하여

쾌쾌청이다.

 

우리는 어제 늦은 밤을 하얗게 밝혔음에도

김 재문 신부님이 특강을 떠난 후포보다는

우리 일행의 막네인 김 상원, 신 계남 내외의 아드님인

김 기환, 요셉 신부님이 계시는 북면 성가정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모으고

조금은 조심스럽게 부모님보고 신부님 동의를 구하라 하였다.

 

어찌보면 반가울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부담을 드리는것이고, 예정된 방문이 아니라서

주저되는바가 없진 않았으나  결례가 되더라도

보고싶고 가고싶은 마음을 감출수 없어

거의 강요가 섞인 전화를 드리게 한 것이다.

 

그러나 스스럼없이 오시라는 반가운 답을 듣고

시간이 빡빡하여 우리는 서둘러 조금은 과속도 섞어

급하게 북면성당을 향하였다.

 

서두느라고 나는

삼척 원남까지 지났다가 돌아오느라

미사시간을 10 분이나 늦어 들어오게 되었다.

 

조금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네비에서는 여기는 강원도라는 안내가 나온다.

그러고 보니

이곳 울진이 언젠가 강원도 땅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어릴때 우리 누룩회 행사때 마다 따라다니던 어린아이가

커서 신부님이 되고 으젖하게 미사를 집전하고 계신다.

 

겻가지 얘기지만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님은

우리의 영적 아버지이고,  하느님의 대리자이기에

그러거나 말거나 깍듯이 존경과 경의를 다해야 한다.
비록 부모님이라도 그렇다...

 

신자가 아닌 친구들은

조선조 왕조시절,   아들이 임금이 되면

비록 부모라 하더라도 하늘의 선택을 받은

아들 임금앞에 신하일뿐이고

 백성의 한사람일 뿐이듯이

그렇게 생각하면 쉽게 이해 될것이다.

 

감동적인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고

미사끝에 성당회장이 부모님의 참석을 공지하니

신자들이 잠깐동안 술렁거리며 탄성을 지른다.

 

신부님은 우리 누룩회 회원을 일으켜세우시고

어릴적부터 익숙히 보았던 어른들이라고 우리를 소개하셨다.

 

미사를 마치고 본당에서 준비한 차를 마시며

성당 앞 뜰을 서성이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참 아담하고 정이 푹 드는

정겨운 분위기의 성당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성당과 정원에서

신부님과 담소를 나누고

인증 샷 사진도 찍으며

정다운 시간을 보내었다.

 

신부님은 참 어렵고 어렵게 장만하여 완공되고 있는

성당 교육관인 <  자케오의 나무 > 라는 집을 안내하고

집 안밖을 상세히 보여주셨다.

정말 잘 지어졌고 참 편리하여

피정이나 교육을 위해서 이곳을 이용하면

저절로 성령이 충만해질것 같은 분위기의 집이었다.

 

내 마음에 쏘옥 드는 곳은

집 다락방이었는데

언젠가 우리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이곳을 이용하여

세파에 찌든 먼지와 찌꺼기를 말끔이 씻어내었으면 좋겠다 싶다.

 

우리는 신부님이 귀뜸해주신

작가  정승아(?)님의 그림이 걸려있는 벽을 향해서서

숨은 그림도 찾아보고 사진도 찍으면서 즐거움을 더했는데

유리면에 비친 빛이 그림을 제대로 보기에 숨바꼭질을 하게 한다.

 

성당을 나와 신부님이 안내한

청국장 집에서 구수한 장국과

냉콩국수를 맛있게 먹고

우린 다시 만남을 기약하고

떠나왔던 곳으로 사방으로 헤어졌다.

 

나는 이곳까지 멀리온게 아까와

덕구온천에 가서 몸도 깨끗이 씻고 가자고 했는데

집사람은 마지못해 따라나선다.

 

데우지않고, 섞지않고,

자연용출수 42.4 도를 자랑하는  덕구온천은

아직도 안동출신 권 사장이 경영하는지 궁금하였다.

 

 

돌아오는 길도 왔던길을 피해서 조금 돌더라도

새길을 가자고 해서 불영계곡길을 접어 들었는데

국도 36 호 도로 확장공사로 곳곳에 교통이 통제되고

길도 유별나게 더 험하고 꼬불거려

집사람은 멀미를 다하고 나는 도로 최면에 걸렸지만,

 

눈에 아른거리는 북면성당과 김 신부님,

그리고 가까이 정을 돋우고 살아가는

신 계남 ( 천연염색명인, 작가 ) 와 김 상원 선생의

지난 세월을 추억필름으로 되돌려 보면서

따숩고 훈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주 바라기로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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