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마뜰회 경주 나들이(청호, 정용장/作).

아까돈보 2012. 11. 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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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국(海菊)

       

                               詩 : 청호 정용장


       

      갈매기 깃털에 실려온 해풍이

      사자후의 포효를 지그시 누른 채
      하얀 물 비늘을 겹겹이 포개며
      쪽빛 바다가 해맑게 미소 짓는다.
       
      길섶 둔덕에는 이름 모를 들풀들
      그 사이로 함초롬히 핀 해국(海菊)
      가을 길손의 여수(旅愁) 달랜다


      강인한 생명력만큼이나

      아픔을 간직한 듯

      파르르 떠는 너의 미소가 애잔하여라

       
      척박한 바위틈의 박토이어도
      잘려나간 나무 등걸 틈새에서도
      그윽한 향기로 피어난 너는
      저 하늘 밑 아스라이 수평선을 사랑한
      한 떨기 청아한 하늬바람이었어

       
      장미의 농익은 향기도
      클레오파트라의 요염한 자태도
      너의 청초함에 미치지 못했으리
       
      진시황의 영생을 향한 갈망도
      네로 왕의 거추장스러운 탐욕도
      저 순결한 해국(海菊)의 무심(無心)에 
      자신의 허무한 야망을 탄식했으리

       
      한 점 연민이나
      구차한 미련조차 힘에 겨워

      민들레 홀씨처럼 자유를 갈망하며
      허덕이던 일상을 피해 여기까지 온 나,
      그래, 나도 들꽃을 사랑한 바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