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술에 관한 조그마한 상식

아까돈보 2009. 7. 23. 22:22

 

 

 

 

 

 

 

 

술 만큼 우리 인간과 친숙한 물건도 없다.

으레 사회인이 되면 동료.직장 상사와 잦은 회식에 술이 따르기 마련이다.

누구나가 다 술에 대해 일가견이 있고 일화가 없는 사람이 없을 진데 술에

대해 무엇을 쓸려 하니까 문득 겁이 앞선다.

나 자신 술에 대해 몇자 쓴다는 것이 건방진 일인지도 모를 일 이다. 

 

그러나 건전한 술 문화를 정착하고 개인 건강을 위해 음주매너, 술 예절 등을

알아 두는 것도 괜찮을까 싶어 몇자 적어 보기로 한다.

 

술은 인류 역사와 함께 남여노소 모든 사람들의 슬픔을 덮어주고 기쁨을

더 해 주는 동반자 역활을 해 온 것은 기정 사실이다.

술꾼들은 기뻐서, 슬퍼서, 즐거워서, 성나서 한 잔씩 하는등 여러가지 이유를

달아 한잔씩 하기 마련이다.

 

술에 대한 태도는 문화마다 큰 차이가 있다.

이슬람이나 몰몬교 등 일부 종교의 교리는 음주를 금하고 있다.

반면 동아시아는 제사에서 술의 음복은 중요한 의례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한국에서는 직장생활의 일환으로 회식을 통해 술자리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술을 만들어 먹었다.

소주는 고려시대 원나라를 통해 들어왔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디오니소스가 술의 시조라고 한다.

술을 가르켜 "바커스의 선물"이라고 한다.

 

예로 부터 술은 홀수 잔 단위로 마시는게 관습.

술은 일불(一不), 삼소(三小), 오의(五宜), 칠과(七過)라 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다시 말해 한잔으로 끝나면 안되고 석잔으로는 부족하다.

다섯 잔이 적당하고 일곱잔 부터는 과음이 되니 먹지 말라는 의미이다.

 

술 자리에서의 대화는 항상 즐겁고 유쾌한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

남을 험담하거나 신세 한탄 등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이야기 할때 조용하게 경청하는 것도 좋은 매너이다.

 

우리 조상들의 음주예절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향음주례(鄕飮酒禮)

그 다음은 군음(群飮)이다.

향음주례는 세종대왕이 주나라 예법을 바탕으로 향교나 서원에서 학생들에게

교과목으로 가르치게 한 것이다.

향음주는 관(冠), 혼(婚), 상 (喪), 제(祭), 상견(相見), 향음주(鄕飮酒) 등 6禮

가운데 하나로 어른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예의 절차를 밝히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다.

군음은 일정한 절차도 없이 자유롭게 마시고 즐기는 것으로 예절을 논 할 것이

없는 것이다.

 

술자리에서 태도를 보고 개인의 성품을 판단 할 수 있다는 것이 옛날 성현들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제갈량은 " 그 사람의 성품을 알고져 할 때는 술을 권해 보라"고  말한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그의  저서 <사소절>에서 훌륭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칙한 마음을 드러내고 조급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사나운 기운을 드러 낸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친구를 사귈때 술을 마셔서 그 사람의 태도를 보고 진짜  사궈도 될

사람인지 판단한다.

또 어떤 사람은 사위를 얻을때 사위와 대작을 하여 음주습관을 통해 사람

됨됨이를 알아 보기도 한다.

 

술 마시는 방법에 따라 음주문화가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술 잔을 주고 받으며 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을 유발하는

일미동심(一味同心)을 수작문화(酬酌文化) 라고 한다. 

또 일본 서양사람들 처럼 각자가 좋아하는 종류의 술과 양을 선택, 제 잔에 제 술을

따라 마시는 것이 자작문화(自酌文化)이다.

이밖에 중국, 러시아, 동구 사람들 처럼 각자 술을 따라 서로 마주하며 잔을 맞대고

건배하거나 같이 마시는 절차를 거치지만 양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대작문화(對酌

文化) 라 한다.

 

술 자리의 상석은 방 아랫목이나  벽을 등지고 앉아 출입문을 바라 볼 수 있는 자리의

중앙 좌석이다.

차석은 상석의 맞은편 좌석이 된다.

연장자, 직장 상사, 또는 모임의 주체자를 상석에 모신 다음 다른 사람들이 앉아야 한다.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들은 <酩酊 40年> 이란  책을 한번 읽어 본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시인이자 문인인 수주 변영로가 자신이 술을 먹고 실수 했던 실수담을 줄줄이 엮어 낸

"술 취하고 술 취한 40년"이란 책이다.

1961년 타계 할 때까지 술로 일평생을 마치면서 수 많은 일화를 남긴 변영로.

 

문고판이라 책 크기도 작지만 한자가 많아 옥편을 찾아 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현직에 있을때 동료 후배가 내가 술을 좋아 한다는 소리를 듣고 서점에서 이 책을 구입,

나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것도 서울 본사에서 교육을 받던중 회식 자리에서 술 이야기가 나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용이 하도 재미가 있어 친구, 후배들 한테 돌려 보여 주다가 지금은

누가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형편이다.

지금 이 책을 구하자면 세월이 오래되어서 구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

 

내용을 조금 소개하면 신혼 첫날 손님들과 중화요리점에  가서 대취하여 집에

돌아와서 신부의 옷을 벗기지 못한 일, 동경에서 머물며 궁핍한 시절  통역비로

받은 목돈을 양주.맥주로 흥청망청 써 버린 일, 친구들과 평양에서 술을 먹고

돈이 없어 옷을 전당 잡혀 서울로  내려 오지 못하자 등허리에 번호를 써서

마라톤 선수들로 둔갑하여 기차를 타고 내려 온 일 등 사연도 가지가지 였다.

 

왜 변 시인을 이야기 하는냐 하면 우리 주변에 술을 많이 마신다 해도 변 시인과

께임이 안 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도 술을 좋아 하지만 술을 마실때 동반자, 분위기 등이 좋지 않으면 그날은

기분 잡치는 날.

 

나도 나이가 들면서 늦게 온 사람에게 연달아 석 잔은 마시게 하는 후래삼배

(後來三杯)등  헌법보다 더 무서운 주법에서 탈피를 하고 싶다.

젊었을때 모든 추억을 간직한채 술 량도 좀 줄이고 건강하게 지낼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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