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 있었던지 대 기업이나 중소기업체에 근무하다 퇴직한 퇴직자들은
할 일이 없으면 하루 하루 시간 보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현직에 있었을 때는 바쁜 업무에 쫒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낸 것은
누구나가 다 공감 할 것이다.
대부분 퇴직자들은 사전 계획도 없이 그냥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기 일쑤이다.
하기야 일부 퇴직자들은 소위 말하는 줄이 좋아서 업무와 연계된
회사나 기관 단체에 몸을 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본인도 퇴직한 이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도 세우지
않은채 허무하게 시간을 보냈다.
가끔 친구들과 만나 맥주도 마시고 잡담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그같은 일은 자주 일어 나지는 않는다.
보통때는 집에 콕 들어박혀 신문이나 책,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하루 하루가 지겹기 그지 없다.
매일 여고 뒷산에 등산도 하지만 신통치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도립 안동도서관에서 日語를 공짜로 가르친다는 소식을 듣고
등록을 했다.
평소 짬을 내어 한글의 "가나다라"와 같은 일본의 "히라가나"를 공부해
놓아 내용은 모르지만 더듬 더듬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日本語는 1주일에 두번씩 가르치는데 1회때 마다 오전에 2시간씩이다.
그것도 초급, 중급반으로 나눠져 있어 초급반에 들어가니 1주일에 실제
2시간 밖에 배우지 못한다.
한반 학생이라야 35명. 남자 5명, 나머지 30명은 여자.
연령층은 20- 70대까지인데 자주 만나다 보니 친해 질 수 있었다.
일본어에 발을 들여 놓은지도 벌써 4년째다.
지금은 중급반에 다니고 있다.
시험을 쳐서 초급, 중급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실력을
알기 때문에 초급이나 중급을 선택하면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일본어로 노래를 배우고 노래방과 야유회도 가고
점심도 함께 하는 시간이 자주 있어 완전히 가족적인 분위기이다.
본인은 욕심을 더 내어 3년전부터 또 이 도서관에서 中國語를 배우고 있다.
중국어는 초급, 중급반에 다 나가고 있다.
중국어는 4성(聲)이 있어 소위 말하는 말의 고.저.장.단.이 있어서 배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누구나 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의 나라말를 배울려니 혀도 제대로 잘 안 돌아가고 젊을때 처럼 기억력도
좋지 않아 단어를 자주 까 먹기 일쑤이다.
본인은 지금와서 외교관을 할 것도 아니고 일본, 중국에 가서 살 것도
아니지만 매일 어느곳을 향하여 아침에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하다.
또 신세대 젊은 여성들과 이야기하고 모든 사고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니까 건강이 좋아져 확실히 보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도립 안동도서관은 올 3월 대대적인 내부 수리를 해서 어느곳보다
깨끗하고 향학열에 불타는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
이 도서관은 일어, 중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 주역,서예 등 20여 과목을
안동시민들을 위해 가르치고 있어서 고맙기 그지 없다.
먼저 나온 본인이 퇴직을 앞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자기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계획을 짜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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