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안동, 월영교 주변의 설경(진구.작품)

아까돈보 2010. 1. 5. 01:04

 

 

 

 

 

 

새해 새아침을

힘찬 호랑이 의 함성으로 맞았는데

첫출근의 새아침엔

하이얀 눈이 서설이라고 외치면서

푸근하게 많이도 내렸다.

 

우리집은 물론이고

집앞 호반엔 겨울빛이 차게 빛난다.

 

순 백을 뽑내듯 산하가 모두 하이얗고

세상은 깨끗하게 흰옷을 갈아입고

새해 인사를 올린다.

 

언제나 그렇지만

나무다리로 소문난

달빛그림 다리인 월영교엔

머리에 눈을 얹고

한껏 맵씨를 뽑내고

이름만 달빛그림이지

새해 서설을 어두움으로 덥기가 아까운지

새해 첫 화려한 낙조가

붉고 화려한 얼굴을 길게

호반에 드리우고 있다.

 

걸어서 돌아보는 호반은

나에게만 비경을 살짝 허벅지를 열어보이듯

고혹적이라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니다.

역시나 풋풋한 아이짝꿍이 허리를 껴안고

핸드폰에 정다움을 찍는다고

시간가는줄을 모른다.

 

나는 제풀에 싱거워져

횡~ 하니 비어있는

물위에 짝짝이 나들이 나온

철새들을 찍는다고 디카를 들이대다가

괜히 맛있는 저녁을 들고 있는

철새들 밥상만 걷어차고 말았다.

 

후루룩 다 날아가버린

득심골 진모래 계곡엔

저녁 안개만 무덤덤이 흐르고

그 눈길을 걷는 독거노인 신세인 나를 위로하듯

사각거리며 따라오는 발자욱 소리가

그래도 동무라도 되는듯 정겹게 들린다.

 

오늘은 이지러지기 시작한 반달이나 바라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