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내동기들

안동댐 주변의 설경(진구.작품)

아까돈보 2010. 1. 9. 23:12

 

 

 

 

 

 

 

 

 

 

 

잔설이 아직도 그대론데

끝일줄 모르는 소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자주 다니는 우리집 호반 강가

호젓한 산책길을 나 혼자 휘~적 나섰다.

 

가끔씩 눈에 띄는 연인들의 데이트도

설경과 어울려 참으로 아름다와 보이는

호반 눈길엔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민속촌 초가집들이 정겹게 마음에 와 닿는다.

 

요즈음도 달이 넉넉하게 뜨고 있는지는 모르나

월영교의 정자 기와끝에 매어달린

고드름 에 걸린 달은

참, 보기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리 난간에 기대어 호반에 비치는

설경을 반영으로 똑딱이 디카에 담으려니까

볼을 스치는 매운 겨울바람이 심술을 부린다.

 

어느 매운 겨울날 그리도 눈이 많이 와 쌓이긴 했어도

수년간 눈 다운 눈을 구경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의 설경은 추위 때문에 몇며칠은 더 그림을 남길것 같다.

춥긴해도 나와 함께 이 설경을 고즈넉히 건너다 보며

말없이 그냥 함께 걷기만 해도 좋으련만

오늘은 나 혼자 묵주를 들고 걷게 된다.

 

얼마전에 이 산책길 끝머리에

< 유가  전통 건강숲 >이라 이름하는

새로운 건강웰빙 숲이 조성되어

주변 산세를 깔끔하게 다듬어 주었다.

퇴계의 활인심방을 테마로 하여

건강도 가꾸고 마음도 다듬는 공간을

둘러처진 산, 여기저기에 배치해 두었는데

너무 인위적이어서 잘 될랑가 모르겠다.

 

그러나 위치한 곳이 영화셋트장과

전통 고가옥 박물관을 끼고 있어

사람들 주목을 끌기엔 안성마춤이다.

발빠르게 <한국전통무예 예절체험학교>가

널따란 마당에 자리하고 있어

이 길을 걷는 나에게

눈요기도 제법 재미를 더해줄것 같다.

 

나도 이참에 전통무예를 하나 배워

이리저리 장풍을 휘둘러나 볼까?

 

돌아내려 오는데

젊은이 한쌍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까르르 웃는 소리가

설경을 포르르 휘감고 돌아 메아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