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의 마지막 밤,
저녁을 먹으러 들린집에서
나는 뜻밖의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소조 공예품인데
작가는 잘 모르겠으나
전통 토용 ( 토우 ) 의 현대화라 해야 할지
어쨌든 아주 보기만해도 웃음이 나고
해학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더더구나 이런 사브사브 식당에
이런 작품을 전시해 두고 있다니
너무나 반갑고 고맙기까지 하다.
사실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흙을 주물러 자유자재하는 토용을 만들고 싶었다.
기교를 너무 부리지 않아도 좋은
그저 투박하고 사람냄새가 물씬나는
솜씨가 거칠어도 흉 될것 없는,
그러면서 희, 노, 애, 락 을
그리고 그시대, 시대상을 온전히 담을수 있는
그런 토용이 나에게는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은퇴후에
나는 토용이나 만들면서 세월을 주물으리라 했었는데
벼르기만 십수년, 아직도 시작도 못하고 있다.
마치 젊어서 첼로를 배워본다는게
아직도 그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것처럼....
안동대학에 계시는 이상무 교수가
테라코타 가족들을 연작으로 하고 있는데,
브론즈 작품을 하는 이 교수 보고
투박하고 땀냄새나는 우리 이웃의 애환을
진흙으로 빚는 소조 작품을 해 볼것을 권한것도 난데
늙어 함께 흙을 만저보자고 했던게
아직도 나는 말로만 육질벼슬을 하고 있다.
내가 문화회관에 재직하면서
벽에는 전시벽면으로 꾸미고
창가에는 조각, 공예품으로 장식하는
생활문화공간으로서의
상설 전시장을 조성하려 했는데
그저 흉내만 내다 말았다.
안동대학 권 기윤 교수의 <송천동 노인 >그림과
이상무 교수의< 우리 아지매>,
그리고 유윤형작가의 유화<소녀상>
우리 동기생 사진작가인 유광수의 < 길쌈 >등은
문화회관을 찾는 분들이
가장 안동다운 분위기의 실내 전시라면서
많은 펜이 있었던것은 참으로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몇년전 서울 테헤란 로 에 있는
동기생 구 광길 군 소유의 화려한 고층 빌딩에서
졸업 50 주년 동창회가 있었는데
<친구야 반갑다> 하고 만나는 흥겨운 분위기도 좋았지만
층층마다 맞춤형으로 전시되어 있는
알만한 작가의 조각 작품과 회화의 모둠전시는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만남이었고,
재벌회장, 구 광길 친구 가 돈만이 아니라
풍족한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그 넉넉함이
부럽고 부러웠던적이 있다.
그렇다! 예술작품이
전문 전시장이나 화랑에서만 풍성하면 무엇하는가?
우리의 집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우리가 손쉽게 찾아드는 식당이나 술집에서도,
그리고 공공기관이나 공공건물에
넉넉히 자리하여 우리 생활문화가 풍성해야
그게 삶의 문화가 되지 않겠는가?
바로 이번에 만나는
중국 상하이의 중경 사브사브 식당에서 만나는
테라코타 소조 작품 ( 토용 작품)에서
우리가 누리는 예술, 생활 문화로서 예술이
활짝 꽃피고 있는게 아닐런지....
여행의 피로가 몸을 흐트려뜨리는 즈음해서 만나는
이외의 이런 만남으로 기분이 확 좋아지는
이 체험을 하려고 비싼돈 쓰면서
그 머언 여행길을 나선게 아니겠는가?
아! 작품 몇점이 이렇게 나를 기쁘게 하다니...
신라토용의 면면에서
1000 년전의 신라인을 만날수 있다.
이 상 무 교수의 < 노 인 >인데
마치 나의 자화상 같아서
나의 블로그 창의
얼굴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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