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구약의 성지를
감격과 감동으로 묵상하며 순례하고,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다니면서
성서의 현장을 답사하고,
우리는 중세 성지 순례지이자
순례중에 가장 볼거리가 많다는
로마로 돌아왔다.
로마로 돌아왔다는 말은
나로서는 세번째 방문이 되는셈이고,
또 재미있는 전설이 있는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저넣으며
로마로 다시 오게해 달라고 빌었더니
정말 이렇게 세번씩이나 다시 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로마 순례 이야기는
머리도 식힐겸 먼저 트레비 분수부터
재미삼아 올리려고 한다.
영화 < 로마의 휴일 >로 많이 알려져 있었고
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 같이 되어 있는
트레비 분수를 다시 찾은 것이다.
로마에 올때마다 들린곳이기에
신기할것도, 그렇다고 꼭 봐야할 이유도 없는데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밝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혹은 장난삼아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저 넣으며
로마에 다시 오게해 달라고 빈다.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동전을 던지면
한번 던지면 로마로 다시 돌아오고
두번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세번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웃으운 얘기가 있어 모두 동전 던지느라 야단이다.
나도 년전에 왔을때 다시 로마에 오게해 달라고
웃으며 동전을 던저 넣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로마로 다시 오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묘~ 해서
이 나이에 또 무슨 바램이 있어
또 동전을 던지겠는가 하겠는데
실없이 또 동전을 던져 넣으며
또다시 오게해 달라고 빌었다.
하도 염치가 없어서
아이들하고 여행이나 한번 왔으면 하고
아이들 핑게를 대면서 말이다.
사진 찍을라 , 동전 던지며 기원을 빌라 부산을 떨고 있는데
우리 일행은 여기에 와서 꼭 해야 된다는
젤라떼리아 아이스크림을 사갖고 먹고 있다.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에서
오드리헵번과 그레고리펙이 정답게 먹었다는 그 하나 이유로
8000 원이나 되는 비싼 아이스 크림을 모두들 사 먹고 있다.
바로 이것이 문화관광산업의 핵심일것이다.
1 년에 트레비 분수에 쌓이는 동전이
약 60 만 달러, 7 억원이나 된다고 하는데
이걸 거둬 빈민구제의 기금으로 쓰고 있다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트레비 분수는 나폴리 궁전의 벽면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1762년 완성되었으며
교황 클레멘스 13세가 실시한 분수 설계 공모전에서 채택된
니콜라 살비의 작품으로
조각전체가 하나의 원석으로 만든 것이다.
바다의 신, 넵투누스(Neptunus-포세이돈)와
그의 부하 트리톤(Tritone), 해마를 모티브로 삼고있다.
해마를 자세히 보면 하나는 거칠고 다른 하나는 유순해보이는데
이는 바다의 대립되는 두 이미지를 상징한다.
분수의 아름답고 시원한 모습과
전설의 관심있는 이야기를 결합하여 스토리텔링 하여
멋진 관광지로 만들고 거기다 힛트 영화의 유명촬영지로 삼아
전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는것이다.
매번 바쁘게 돌아 가 버렸는데
오늘은 조금 한가하게 돌아보고
아이스 크림도 먹고 사진도 느긋하게 찍으면서
마지막일지 모를 여행의 재미를 즐겼다.
또 여길 오게해 달라는 기대는
참으로 노욕일 것인데도
무슨 심뽀로 또 동전을 던져 넣었는지
사실 나도 그게 실없이 느껴져
허허롭게 웃으며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