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몇몇 성지를 다니다 보면
서로 헷갈려 기억에 혼돈을 가져오는 것인데
나도 별수 없이 앞뒤 이것저것 섞이게 되는
그래서 아마 성지순례 이야기도 착각이 있을수 있을것이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는가 의아스러울 것이다.
사실 이번 성지순례에서 내가 가장 잘못한 일은
카메라를 휴대하였고 사진 찍는데 열중한 일이다.
지도신부님도 강론을 통해
성지순례를 다녀온 선배신부님들에게 조언을 구하니까
첫째 카메라를 갖고 가지 말것! 이것이라 했단다.
그건 역시 맞는 말이다.
내가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아마 성지순례를 차분히 성령을 모시고
신심깊은 순례를 하였을것이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미사때에도
거양성체 중에도 디카를 들이대었고
어지간히 많은 사진을 찍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순례의 영상 구성도 좋은 일거리로 생각했다.
내가 어느 방법을 선택하는게 옳았는지는
지금도 잘 알지 못하겠지만
앞으로 또 성지순례를 가게 된다면
혹 디카를 갖고 가지 않을지 모른다.
오늘은 성모마리아가
천사의 방문을 받은곳에 세워진 성모영보성당과
이집트 피난에서 돌아온 성요셉 가족이
목수생활을 하였다는 나자렛의 요셉집터에 세워진 성 요셉성당
그리고 예수님의 첫 기적을 이룬
결혼을 축하하러간 곳에서 축하주가 떨어져
물로 포도주를 변화시켰다는 첫기적의 성당,
이어 예수님으로부터 교회를 맡기고 양떼를 돌 보라는
베드로를 교회의 으뜸으로 삼은 수위권 성당을
연달아 올리게 되었다.
성지순례를 다녀온지도 여러날이 되었고
아직도 남은 여정이 또 남아 있기에
숨가쁘게 한꺼번에 올리게 되는데
이건 이 성지가 중요하지않아서가 아니라
또 내가 무슨 의미를 붙혀 그러는게 아니다.
다만 인상적인 스켓치를 남기면
가나의 혼인잔치 기념성당에선
중년 순례객들이 혼인 갱신식을 하면서
결혼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어서
우리 부부들도 많이 오게되면 여기서 그런 전례를 한다면
아주좋은 의미로 남을것 같고
너무 좋은 그림이 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위권 성당 정원에선
유난히 야자열매가 탐스럽게 달린 야자나무가 있어
어릴쩍 야자나무 가 줄지어선 남남녘 바닷가 에
여행하는 꿈을 꾸던 그런시절을 떠올리고
또 이곳의 하느님 선물이 바로 야자 열매란 생각도 갖게 되었다.
버릴게 하나도 없는 야자나무와 야자열매는 말그대로
신의 축복이고 선물인것이다.
나자렛은 그리스도 순례지 중
어쩌면 가장 성스러운곳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이곳에서 자라셨고
언덕에서 양떼들과 어울려 놀고
아버지의 일손을 함께도왔던 곳이니까.
30 여년 을 고향으로 삼고 살으셨지만
고향에서 환영 받지 못한 아픔도 겪으시고...
우리가 돌아본 이곳에선
목공도구가 많이 발굴되고 지하의 세례터
기름틀, 동굴창고,물저장소등을 보면
요셉의 집안사정이 가난하지만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 세계에서 예술가들이 보내온 성모상과 모자이크를
보기좋게 둘러둔 성모영보성당에선
지금도 천사의 방문이 있어
주님의 잉태를 알려주는듯
원뿔모양의 천정에서 오묘한 빛이 아름답게 내려 쏟으며
제대를 환 ~하게 비추고 신비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 숨가쁘게 돌아본 성지의 면면을
나와 함께 돌아본 이들은
뭐가 뭔지 잘 모르시겠으나
다음 그곳을 가게되면
아, 하~ 하게 될것이다.
자 한번 둘러 보시지요!!!